촛불시위가 갈수록 과격해지고 있지만 시위 참가자 대다수가 폭력적인 것은 아니라는 게 주최 측과 경찰의 판단이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관계자는 “시위 참가자 상당수는 ‘비폭력’을 외치지만 일부 시위대가 과격한 쪽으로 이끌고 있다”며 “이들과 경찰의 물리적 충돌이 계속 되면서 시위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격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수의 ‘비폭력’이 소수의 ‘폭력’에 밀리는 상황인 것이다. 대책회의 관계자는 “정부의 추가협상 결과나 대책이 기대에 못 미쳤다고 느낀 시위대가 더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런 주장에 2,000명 내외의 시위대가 동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흥분한 시위대가 다수의 비폭력 주장을 묵살한 채 제멋대로 나서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그 이유로 촛불집회의 독특함을 꼽았다.
그는 “촛불집회 초기부터 대책회의는 집회만 열 뿐, 구체적 내용이나 진행 방식은 그때 그때 참가자들이 알아서 하는 식으로 이어졌다”며 “이런 분위기에 익숙해 진 참가자들이 대책회의의 ‘비폭력’에 반발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런 과격함이 촛불시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동규 대책회의 조직팀장은 “대책회의도 그들과 목표는 같다”면서 “단지 폭력적으로 나서면 오히려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이루고자 하는 바의 정당성을 잃게 된다”고 우려했다.
1주일에 촛불집회에 2,3차례 참가한다는 회사원 최모(35)씨는 “일부 시위대는 폭력 시위 자체를 위해 나온 사람들처럼 보인다”며 “경찰의 폭력 진압도 문제지만 시위대 스스로 비슷한 양상을 띠는 것을 보고 집회에 계속 나와야 할 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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