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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로 나뉜 언론/ 잦아들던 시위 다시 왜 불붙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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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로 나뉜 언론/ 잦아들던 시위 다시 왜 불붙었나

입력
2008.06.30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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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1,000명을 넘지 못하던 ‘촛불’이 다시 활활 타오르자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 강행과 때를 같이해 나온 경찰의 강경 대응이 꺼져가던 불씨에 기름을 부었다는 분석이다.

기름 부은 경찰의 강공

진압봉과 방패, 물대포 등을 동원한 경찰의 폭력적 강제 해산 작전은 관망세로 돌아서던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비폭력”을 외치다 과격 대응으로 돌아선 시위대도 크게 늘어났다.

29일 오전 6시께 종각 인근에 모인 시민 200여명은 “이제 쇠파이프, 각목 등을 들고 나와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황모(37)씨는 “비폭력 집회를 고집했지만 진압봉과 방패를 휘두르는 경찰에게 그냥 맞고 있을 수 없어 폭력으로 맞서게 됐다”며 “28일 경찰의 모습은 80년대 시위 현장에서나 보던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모(28)씨는 “경찰에게 노래를 불러주고 부채질을 해주던 모습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며 “강경 진압 이후 시위 현장은 전쟁터가 됐다”고 말했다.

집회 주최 지도부 건재

경찰은 촛불집회 주도자 검거에 나섰지만 대책회의 지도부는 여전히 건재를 과시하며 촛불의 연료가 되고 있다. 법원이 27일 박원석ㆍ한용진 공동상황실장, 백은종 미친소닷넷 대표 등 대책회의 수뇌부 8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지만 대책회의 측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박 실장은 격렬한 시위가 벌어진 28일 오후 9시께 세종로 사거리에 마련된 무대 위에 올라가 “체포영장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며 건재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야당인 통합민주당 의원들이 집회에 참가하면서 경찰의 폭력적 시위 진압 방식을 직접 문제삼으며 경찰을 압박하고 있는 것도 결과적으론 촛불시위대에 원군이 되고 있다.

이밖에 유모차를 앞세운 주부, 여중고생 등 여성들의 계속된 집회 참가는 경찰이 강경 대응을 주저하게 되는 효과를 보고 있고, 천주교 인권위원회 등 종교단체들의 가세도 촛불시위의 열기를 뜨겁게 하는 동인이 되고 있다.

비 내리지 않는 마른 장마

본격적인 장마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1주일에 한두 번밖에 비가 내리지 않는 이른바 ‘마른 장마’도 촛불을 꺼지지 않게 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정부의 고시 관보 게재 강행설이 알려졌던 25일에는 6ㆍ10항쟁 21주년 집회 이후 평일로는 가장 많은 2,500여명(경찰 추산)의 시민들이 참가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사실상 재협상 불가’ 방침을 밝힌 12일 때마침 내린 폭우 때문에 서울광장에 불과 500여명 밖에 모이지 못했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관계자는 “계속 비가 왔다면 집회 참가자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줄었을 것”이라며 “큰 비가 내리지 않은 것은 천운”이라고 주장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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