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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용정보원과 함께하는 출발! 제2인생] 고령자 노동시장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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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용정보원과 함께하는 출발! 제2인생] 고령자 노동시장의 현주소

입력
2008.06.30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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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 시간대 지하철 안은 항상 만원이다. 많은 사람들 틈에 끼어 숨조차 제대로 쉬기 힘들 정도다. 이런 전쟁터 같은 지하철 안을 거침없이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폐지를 수집하는 노인들이다.

조그만 손수레를 끌고 복잡한 지하철 안에서 승객 사이를 비집고 다니며 승객들이 보고 선반에 올려놓은 각종 신문들을 전리품처럼 쓸어 담는다. 힘겹게 모은 폐지를 팔아 이들이 손에 쥐는 돈은 하루에 고작 3,000원 정도. “복잡한 지하철 안의 짜증 유발자”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으면서도 이들이 꿋꿋이 폐지를 모으는 이유는 단순하다.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현재 우리나라 인구 10명 중 한 명은 65세 이상의 고령자다.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우리나라는 2018년 고령사회, 2026년에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다. 문제는 엄청난 속도로 늘어나는 고령자 인구에 비해 이들이 마땅히 할 만한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고령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사회적 부양 부담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최근 10년 사이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고령인구를 어느 정도 부양하는지를 의미하는 노년부양비는 8.9%에서 13.8%로 4.9%포인트나 올랐다. 이를 체감할 수 있는 숫자로 바꿔 말하면 10년 전엔 11.2명이 한 명의 고령자를 부양했다면, 지금은 7.3명이 고령자 한 명을 부양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고령자 일자리 문제는 사회적 부양 부담을 줄이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에 비해 우리나라 고령인구의 경제활동참여율은 최상위권이다. 일견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한 꺼풀 벗기고 그 속을 들여 다 보면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고령인구가 주로 취업한 산업은 ‘농림어업’이 50.2%로 압도적이다.

즉 정년퇴직이 없고 평생 근로가 보장되는 농림어업 부문에 고령자 대다수가 종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고령인구의 대부분은 임금 근로자(30.9%)가 아닌 비임금 근로자(69.1%)이다. 한마디로 ‘일을 하는 고령자는 많지만, 이는 취업이 잘 돼서가 아니라 퇴직하지 않아도 되는 일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평균수명의 증가와 평생학습의 개념이 보편화되면서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성공적인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고령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는 정부와 지자체 등이 주최하는 실버취업박람회에 많은 고령자들이 몰리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박람회에서 일자리를 찾는 고령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구인업체 부스를 기웃거려보지만 능력이나 근로 조건이 맞지 않아 소득 없이 돌아가기 일쑤다.

고령자 일자리 문제를 푸는 첫걸음은 고령자 문제를 ‘남의 문제’가 아닌 우리에게도 언젠가 닥칠 ‘나의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다. 고령자 고용정책을 위해 고민하고, 기업들을 향해 고령자를 위한 일자리를 만들라며 목청을 높이는 것은 그 다음 문제다.

노경란 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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