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금융시장에서도 거래된다. 미리 값을 정한 뒤 나중에 실제 가격차이만큼 돈을 주고 받는 돼지고기(돈육ㆍ豚肉) 선물 시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증권선물거래소는 내달 21일 돈육선물 시장을 미국 독일에 이어 세 번째로 개설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이정환 거래소 이사장은 “돈육선물은 쌀에 이어 두 번째로 생산규모가 큰 농산품인 돈육(연간 3.6조원)의 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라고 평했다.
돼지고기 가격이 금융 파생상품으로 변신한 까닭은 무엇보다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가격차이(높은 가격변동성) 때문이다. 양돈농가나 육가공 업체, 소비자는 들쭉날쭉한 돼지고기 값이 못마땅하지만 현재와 미래의 가격차이를 수익의 기본으로 삼는 선물시장에선 최상의 조건이다. 실제 지난해 기준 상품별 변동성을 따져보면 돈육(27.2%)이 코스피200지수(23.1%)를 앞선다.
양돈농가는 돈육선물을 활용해 향후 돼지고기 값 하락에 대비(소득기반 확보)하고, 육가공업체는 선물시장의 가격발견 기능을 활용해 구매시기 및 생산량을 조절하는 등 가격 상승에 대비할 수 있다.
이 이사장은 “소비자는 안정적인 가격으로 돼지고기를 살 수 있고, 자본시장은 금융업 이외의 산업에 대한 헤지(위험회피) 수단 제공으로 자본시장 선진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래단위는 1,000㎏(약 460만원)이며, 매매 거래시간은 오전 10시15분~오후 3시15분이다. 거래소는 다음달 16일까지 3주간 시험시장을 운영한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