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경문 감독은 27일 잠실 삼성전에 앞서 “(김)선우가 오늘 승패를 떠나 납득할 만한 피칭을 보여주지 못하면 중간계투로 돌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출신으로 올해 두산 유니폼을 입은 우완 김선우는 이날 전까지 1승3패, 평균자책점 6.41에 그쳤다. 바로 이전 선발 등판인 21일 KIA전서는 2이닝도 채우지 못한 채 뭇매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잇단 부진으로 벼랑 끝에 몰렸던 김선우가 보란 듯이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납득할 만한 피칭’을 넘어 올시즌 최고의 내용으로 홈에서 첫 승을 따냈다. 김선우는 7이닝 4피안타 2볼넷 4탈삼진으로 상대 타선을 1점으로 묶었다. 7회초 허용한 1점도 불규칙 바운드 탓이었다.
팀이 10-1로 이겨 13일 만에 승리를 맛본 김선우는 시즌 성적 2승3패, 평균자책점 5.35를 기록했다. 지난 14일 6이닝 3실점으로 첫 승을 거둘 때도 상대는 삼성이었고 맞대결을 펼친 선발 또한 톰 션이었다.
김선우는 이날 ‘정공법’을 택했다. 그간 변화구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해답은 역시 주무기인 직구였다. 최고구속 149㎞의 직구는 포수 미트에 들어갈 때까지 힘을 잃지 않았고, 삼성 타자들은 뻔히 알고도 당했다. 5회 2사 2루의 실점 위기에서 김재걸에게 바깥쪽 직구로 헛스윙을 유도, 3구 삼진을 잡아내는 장면은 이날 투구의 압권이었다.
경기 후 김선우는 “그간 투수진 중 맏형으로서 귀감이 못돼 미안했는데, 오늘 좋은 모습을 보여 다행”이라며 “앞으로도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팀에 보탬이 되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두산은 3연승을 달리며 2위를 굳게 지켰고, 5위 삼성은 원정 7연패 늪에 빠지며 6위 KIA에 2경기 차로 쫓겼다.
목동에서는 히어로즈가 좌완 에이스 장원삼의 9이닝 6피안타 7탈삼진 완봉승(5승)을 앞세워 LG에 5-0 완승을 거뒀다. 완봉승은 올시즌 5번째. 지난 4월23일 KIA전서 생애 첫 완봉승을 기록했던 장원삼은 두 달여 만에 또 다시 대기록을 세웠다.
장원삼은 LG전 3연패를 끊으며 최근 3연승을 달렸다. 송지만은 3회 솔로 홈런 포함, 2안타를 때리며 통산 9번째 1,500안타를 작성했다. 전날 삼성전에서 올시즌 최다득점인 20점을 뽑으며 9연패에서 탈출한 최하위 LG는 장원삼의 완봉 호투에 눌려 가장 먼저 시즌 50패를 당했다.
한편 롯데는 부산 KIA전서 올시즌 홈경기 13번째 만원관중(3만 명)을 이뤘다. 롯데의 역대 최다 매진 기록은 14회(95년)다. 또 롯데는 이날까지 누적관중 81만3,104명으로 8개 구단 중 가장 먼저 80만 관중을 돌파했다.
그러나 롯데는 2-6 패배를 당하며 최근 홈 4연패에 빠졌다. KIA는 부산 9연패 끝. 인천에서는 단독 선두 SK가 한화에 9-7 역전승을 거두며 최근 7연승 및 홈 5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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