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전에서 사투를 벌였던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11월 대선에서의 민주당 승리를 위해 오랜만에 손을 잡았다.
오바마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힐러리 의원이 진 부채를 상환하는데 측면 지원에 나섰고, 힐러리 의원은 지지자들에게 오바마 후보의 당선을 위해 힘써줄 것을 호소하는 한편 공동유세에도 나서기로 했다.
오바마 후보는 26일 힐러리 지지자 200여명이 참석한 한 모임에서 힐러리 의원에게 2,300달러짜리 수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금액은 연방 법률에 따라 개인이 기부할 수 있는 최고액이다. 힐러리 의원이 부채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것을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요청한 상징적인 장면이다. 힐러리가 경선 과정에서 진 부채의 규모는 2,000만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힐러리 의원은 앞서 290만명의 회원을 거느린 미국간호사협회의 행사에 참석해 “오바마 후보는 근성과 품위를 갖춘 인물”이라고 극찬하면서 그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오바마 후보와 힐러리 의원은 27일에는 뉴햄프셔주의 소도시 유니티(Unity)에서 공동유세에 나선다. 두 사람이 공개적으로 함께 모습을 나타내는 것은 힐러리 의원이 경선 유세를 중단하고 오바마 지지를 선언한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힐러리 의원의 구체적 역할과 활동 범위 등에 대해서는 오바마 후보와 힐러리 의원 진영 사이에 여전히 의견이 엇갈려 앞으로 힐러리 의원의 부채상환 문제와 맞물려 두 진영 사이에 물밑 줄다리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힐러리 의원측은 오바마 후보의 가운데 이름인 ‘후세인(Hussein)’을 부각하기 위해 그의 이름 약자를 ‘BHO’로 표기하는데 반해, 오바마 후보측은 단순히 ‘BO’라고 표기하는 등 앙금이 남아 있다. 27일 뉴햄프셔에서의 공동유세 이후의 공조 활동에 관한 일정도 확정된 것은 없는 상태이다.
두 진영은 현재 힐러리 의원이 TV 황금시간대에 출연해 오바마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하는 문제와 오바마 후보 진영에서 힐러리 의원측에 유세에 필요한 전세기를 제공하는 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공조 유세의 세부 방안을 놓고 협의 중이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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