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7일 오후 5시 5분께 영변 5MW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했다.
북측은 이날 냉각탑 하단 내ㆍ외부에 설치한 폭발물을 터뜨렸으며 냉각탑은 커다란 굉음과 함께 시커멓고 하얀 먼지구름을 내뿜으며 순식간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냉각탑 폭파는 핵 신고ㆍ불능화라는 2단계 조치를 마감하고 핵 폐기 최종 협상에 들어가는 '역사적인 이벤트'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 MBC, 미국 CNN 등 6자회담 참가국 언론이 폭파 현장에서 취재했으며 성 김 국무부 한국과장 등 미국 대표단과 북측 원자력총국 관계자도 폭파 장면을 참관했다.
고든 존드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함으로써 북한이 '좋은 조치(good step)'를 취했다"고 평가하고 "그러나 핵 프로그램을 끝내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일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핵 신고서 제출,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북한의 냉각탑 해체로 이어지는 과정에 대해 "이것이야말로 '행동 대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위성을 통해 북한 핵 시설을 정밀 감시해온 한미 정보당국은 원자로의 가동여부를 냉각탑에서 나오는 수증기로 판단해오는 등 냉각탑은 북한 핵의 상징이 되다시피 했다. 높이 30m 직경 13m의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인 냉각탑은 북핵 2ㆍ13합의에 따른 불능화 조치의 일환으로 내부의 내열제와 증발장치 등이 이미 제거돼 사실상 콘크리트 껍데기만 남은 상태에서 폭파됐다.
한편 북한은 전날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제출한 핵 신고서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플루토늄 추출량을 약 40㎏으로 신고했다고 CNN 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이 방송은 국무부를 인용해 이같이 전한 뒤 "이 같은 양은 핵무기 7개 정도를 제조하기에 충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핵 신고와 관련, 하워드 버먼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북한의 핵 신고와 미국 정부의 적성국교역법 적용 면제 및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방침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미 의회가 부시 행정부의 방침에 반대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과의 문답에서 냉각탑 폭파를 언급하지 않은 채 미측의 테러지원국 해제 및 적성국교역법 적용 중단 조치에 대해 "평가하며 환영한다"면서 "우리 핵 활동(신고서)은 완전하고 정확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황 기자 고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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