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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쇠고기 검역 현장, 안에선 "검역 첫날 이상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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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쇠고기 검역 현장, 안에선 "검역 첫날 이상 無"

입력
2008.06.30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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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10시 경기 용인시 양지면 S사 냉동창고. 지하1층, 지상4층 연면적 1만㎡ 이상 규모의 대형 냉동창고다. 지난해 10월초 등뼈가 발견된 이후 검역이 중단된 미국산 수입 쇠고기 133톤이 보관된 곳이다. 전날 새로운 수입위생조건이 발효되면서, S사 냉동창고를 비롯해 경기도 8개 검역 창고에서 그동안 발이 묶여 있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본격적인 검역이 시작됐다. 국내에 수입된 지 8개월여 만이다.

그간 숱하게 해온 검역이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사뭇 긴장감이 흘렀다. 검역검사원과 인부들은 혹시나 문제 소지가 생기지 않을까 신경을 곤두세웠고, 냉동창구 입구에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의경 1개 소대 병력이 배치됐다.

지게차가 냉동창고에서 쇠고기 상자를 꺼내오자,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중부지원에서 나온 검역검사원 2명이 우선 포장재 외부 검사를 시작했다. 미국 농무부(USDA) 검인이 찍혀 있는지, 연령과 한글 표시가 돼 있는지 등이 확인 대상이다. 외부 검사를 통과한 쇠고기 박스는 이물질을 걸러내기 위해 X-레이 검사대를 통과했다.

이어 담당 수의사가 쇠고기 한 상자를 뜯어 내용물을 확인한다. 3%의 샘플에 대해 이뤄지는 개봉 검사다. 상자 안에 비닐로 진공 포장된 5개의 쇠고기 덩어리가 담겨 있다. 절단기를 작동하자 전기톱이 아래 위로 움직인다. ‘뻥’하는 소리가 난다. “진공 포장이 제대로 돼 있다는 증거”라는 설명이다.

다음은 관능 검사다. 수의사는 절단면을 코에 가까이 대고 냄새를 맡는다. 시큼한 냄새가 난다면 변질이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다. 특히 고기는 지방부터 변질이 되기 때문에 지방이 박혀있는 부위를 중심으로 냄새를 맡아야 한다. 고기가 밝은 선홍색을 띠고 있는지, 마블링 모양이 어떤지 등도 주의 깊게 살펴 본다.

이어 절단된 쇠고기 덩어리 중 하나를 집어 전동 드릴로 구멍을 뚫는다. 쇠고기 내부 온도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전자센서가 달린 온도계는 영하 20도를 나타낸다. 영하 18도 이하면 합격이다. 이번 검역 대상물은 살코기 뿐이어서 혀와 내장에 대한 해동 및 조직검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한승수 국무총리도 11시께 검역 현장을 찾아 25분 가량 검역 과정을 지켜봤다. 이날 이 창고에서 오전까지 검역이 이뤄진 물량은 100여 상자. 일단 모두 “이상 무” 판정을 받았다.

검역을 담당한 송우리(27ㆍ여) 수의주사보는 “가족과 친구들이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냐는 질문을 자주한다”며 “철저하게 검역을 해서 특정위험물질(SRM)이 들어올 수 없도록 막겠다”고 말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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