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길 대통령실장은 26일 “국정 운영은 총리와 각 부처 장관이 주도하고, 청와대 비서진은 소리 없이 이명박 대통령을 보좌하는 그림자가 돼야 한다”는 청와대 운영 기조의 일단을 밝혔다.
정 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정은 내각이 책임지고 해야 하고 특히 총리가 앞장서서 행정을 이끌어야 한다”면서 “대신 대통령실장과 청와대 수석들은 전면에 나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청와대 수석이 현안에 대해 말할 경우 듣는 사람들은 이를 대통령의 뜻으로 여길 수 있기 때문에 비서진은 더욱 소리없이 움직여야 한다”며 “법률적으로 업무 책임은 부처에서 지는데 책임도 지지 않는 자리인 수석들이 나서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 실장은 청와대 비서진을 ‘대통령의 분신’ ‘대통령의 그림자’라고 규정한 뒤 향후 역할에 대해 “각 부처에서 정책안을 들고 오면 빠진 게 없는지, 더 좋은 것은 없는지 등을 살펴 이 대통령이 선택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줘야 한다”며 “이후에는 정책이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쇠고기 파동에서 청와대가 전면에 등장한 데 대해 “워낙 경황이 없어서 빨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생각에 이 대통령이 자주 회의를 주재하다 보니 청와대가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가 됐다”면서 “원래는 총리가 나서는 게 맞고, 앞으로는 그렇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촛불집회의 확산 배경과 관련, 정 실장은 “경기가 좋지 않은데 물가는 오르고, 50대 이상은 구조조정 때문에, 20대는 취직 때문에 불안 심리가 가득 차 있는 것도 한 원인이 된 것 같다”면서 “실장이 되기 전 정국을 보면서 이러다 다 잘못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참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