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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증시 상장 추진 아이웨딩 김태욱 대표 "대기업 웨딩업 진출? 걱정 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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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증시 상장 추진 아이웨딩 김태욱 대표 "대기업 웨딩업 진출? 걱정 안해요"

입력
2008.06.2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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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이 웨딩산업에 뛰어든다니까 긴장도 되지만, 한편 날 따라하는구나 싶어서 유쾌하다. 걱정은 안 한다. 그들에겐 자본력이 있지만, 우리에겐 불모지에서 쌓아올린 9년간의 노하우가 있다.”

최근 대기업들이 웨딩산업 진출을 타진하는 가운데 아이웨딩네트웍스(대표 김태욱)가 웨딩업계 최초로 내년 증시 상장을 목표로 IPO를 준비하고 있다.

아이웨딩네트웍스는 ‘웨딩업계의 네이버’로 불린다. 클릭 한번이면 예비부부가 직장에서 혹은 집에서 드레스와 예식장, 혼수품에 이르기까지 결혼에 필요한 모든 정보와 상품을 원스톱으로 찾아보고 구매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예비신부가 일종의 커미셔너인 웨딩플래너 손에 이끌려 청담동부터 아현동 골목까지 발품을 팔아야 겨우 드레스 한 벌 고를 수 있었던 시절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를 실감할 만하다. 결혼준비가 산업, 그 중에서도 첨단 IT산업의 하나임을 알린 셈이다.

김태욱(39) 대표는 9년 전 두 명의 지인과 의기투합, 웨딩유통업에 뛰어들어 현재 정직원 130명, 연간 거래액 500억원에 달하는 탄탄한 기업을 일궈냈다.

“결혼(톱스타 채시라씨가 그의 아내다) 준비를 하면서 웨딩플래너와 업체의 뒷거래에 따라 혼수가격이 천차만별 달라지는 것을 목격했다. 그 때 ‘정말 산업화가 필요한 분야구나’ 생각한 것이 사업으로 이어졌다.”

사업 초기 웨딩 관련 업체들에게 중간유통업체의 필요성을 인식시키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다. 워낙 뒷거래가 횡행하는 시장인데다 사업 규모도 영세하다 보니 산업화에 대한 의지가 약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대표는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지 못하면 결국 과당경쟁으로 제살 깎아먹기 식 영업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설득하면서 500여개 협력업체를 확보해나갔다. 정찰제, 결혼식 불만사항에 대한 철저한 애프터서비스 등 고객관리를 위한 시스템 정비에도 공을 들였다.

반신반의하던 업체들이 아이웨딩을 통해 안정적으로 고객을 확보하고 사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게 되자 적극적인 협력으로 돌아섰고 사업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2006년에는 삼성그룹이 임직원들의 결혼준비를 돕기 위한 임직원 웨딩서비스를 실시하면서 아이웨딩네트웍스를 파트너로 택했다. 사업에 날개를 단 격이었다.

LG, 신한금융, 한국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이 속속 같은 제도를 도입하면서 아이웨딩네트웍스와 손을 잡았다. 2006년까지 아이웨딩을 통해 결혼한 커플은 누계로 2만쌍이지만, 지난해엔 1만쌍이 더해져 3만쌍에 이르렀다. 올해는 2만쌍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올해 초 국내 모 재벌기업에게서 M&A 제의를 받았으나 거절했다. 웨딩업계 최초의 중국시장 직진출이라는 더 큰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미 400쌍에 이르는 중국인들이 아이웨딩네트웍스를 통해 결혼준비를 했고, 자체 실시한 중국시장 조사를 통해 중국 상류층에서 한국형 웨딩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것도 확인했다.

사업 초기 가수 출신이라는 이유로 “‘명함사장’이라는 오해도 많이 받았다”는 김 대표는 “지난 9년간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자부심을 느낀다. 내년 중국시장 진출에는 협력업체도 함께 나가 웨딩산업 전체가 한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기회로 삼고 싶다”고 밝혔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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