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장애인 문학지 솟대문학 발행인 방귀희씨 "어느덧 70호 맞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장애인 문학지 솟대문학 발행인 방귀희씨 "어느덧 70호 맞아"

입력
2008.06.26 00:20
0 0

“창간호가 곧 폐간호가 되는 잡지가 얼마나 많나요. 일반인은 물론, 문단에서도 관심 갖지 않는 장애인 문학 잡지를 17년 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70호까지 내게 된 기쁨은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국내 유일의 장애인 문학지 <솟대문학> (계간)이 올해 여름호로 통권 70호를 맞았다. 1991년 봄호를 창간호로 낸 이래 결간 없이 장애인들의 시, 소설, 수필을 실어온 잡지다. 잡지 발행인 겸 편집인인 방귀희(51ㆍ방송작가)씨는 25일 서울 대학로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장애인 대상 라디오 프로그램 집필을 맡으면서 알게 된 6, 7명의 장애인 작가 지망생들과 함께 만든 잡지”라면서 “우리 잡지를 통해 등단한 139명의 정회원을 비롯, 800여 명의 회원들이 작품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엔 1997년부터 잡지 발간을 후원해오고 있는 오진권(57ㆍ이야기있는외식공간 대표)씨가 동석했다.

<솟대문학> 은 현재 3회 추천 등단제를 운영 중이다. 투고작 세 편이 심사위원들로부터 우수작으로 추천받으면 작가로 등단하게 되는 것이다. 그해 등단 작가 중 가장 뛰어난 사람에겐 ‘솟대문학상 신인상’(상금 100만원)이 수여된다. 더불어 구상(1919~2004) 시인이 2003년 잡지 측에 쾌척한 기금 2억원으로 운용되는 ‘구상솟대문학상’(상금 300만원) 공모를 통해 장애인 작가가 배출된다. 매호 수록작에도 소정의 고료가 지급된다. 후원인이 10명이 채 안되는 열악한 잡지 재정 때문에 일반 문예지에 비해선 한참 적은 수준이다.

작품 투고ㆍ응모자 중엔 중증 장애인이 많다. 방씨는 “컴퓨터를 마련하거나 다룰 처지가 못돼 비뚤배뚤 한 자씩 힘겹게 쓴 글자로 채워진 원고가 많다”면서 “생계는커녕 제 몸 가누기도 힘든 이들에게 문학은 자기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유일한 통로”라고 말했다. 고료를 받고 ‘처음 내 힘으로 번 돈’이라며 식구들에게 한턱냈다는 뒷얘기는 단골 사연이다. 김종태 편집장은 “장애인 문학이라곤 하지만 장애를 소재로 한 투고작은 의외로 적다”고 말했다. 그는 “시ㆍ수필엔 손색없는 수준의 작품이 많지만, 지구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소설은 아무래도 수작이 드물다”고 덧붙였다.

방씨는 “문단은 관심을 거의 보이지 않고, 장애인 지원사업 대상에서도 밀리는 등 장애인 문학의 입지가 좁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70호를 100호, 200호로 가는 발판으로 삼고 싶다”고 말한 그는 “뜻 있는 분들의 후원을 받아 장애인 작가를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솟대재단’을 세우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