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웃나라 캐나다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됐다. 중대 분수령을 맞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파동에 돌발 악재다. 추가 협상을 마치고 수입위생조건 고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정부는 "왜 하필 이 때"라며 여론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광우병 소가 확인된 곳은 미국이 아니라 인접국 캐나다다. 캐나다는 1997년 소 부위가 포함된 소 사료 유통을 금지한 데 이어, 2003년 광우병 소가 발견된 이후 뇌와 등뼈 등 위험 부위를 어떤 동물 사료에도 포함할 수 없도록 법으로 금지했다. 전국적인 감시 프로그램을 통해 최근 5년간 22만두 이상의 소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다. 미국보다 더 엄격한 통제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광우병이 다시 확인된 것이다.
더구나 미국은 캐나다산 쇠고기를 수입하는 국가다. 2003년말 수입을 금지했다가 2005년 7월 시장을 다시 열어줬다. 캐나다산과 미국산 쇠고기가 완전 별개가 아니라는 얘기다. 미국에서 공식 확인됐던 광우병 소 3마리 중 1마리가 캐나다산이었다.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캐나다 소가 언제든 미국 소로 둔갑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ㆍ미 양국이 체결한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은 '도축 전 최소 100일 이상 미국 내에서 사육된 가축화된 소'로 규정하고 있다. 캐나다 소라도 도축에 앞서 100일 전에만 미국에 들어가 길러졌다면 미국산 쇠고기가 되는 것이다.
더구나 국제수역사무국(OIE)은 지난해 5월 캐나다를 광우병 위험통제국으로 지정한 상태다. 비록 광우병 소가 유통이 되지는 않았다지만, "위험통제국에서도 얼마든지 광우병이 재발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다.
향후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 협상에도 난항이 불가피하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3년 광우병 발병을 계기로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했지만, 캐나다측은 수입 재개를 강력히 요구해 왔다. 이번 광우병 소도 예찰 과정에서 발견됐고 유통이 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광우병 통제국 지위에도 변화가 없을 전망이어서, 향후 캐나다의 공세가 잦아들 걸로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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