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불법승계 등 혐의로 기소된 이건희(66) 전 삼성그룹 회장에 대한 재판에 이재용(40) 삼성전자 전무가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에 따라 이 전 회장과 이 전무 부자(父子)는 다음달 1일 각각 피고인과 증인 신분으로 나란히 법정에 서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민병훈)는 24일 열린 4차 공판에서 이 전무를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사건 및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발행 사건 등의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 전무에 대한 증인 신청은 당초 지난 4일 공판준비절차에서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했으나, 변호인 측이 “아버지가 재판받는 모습을 아들이 지켜보는 상황을 참작해 달라”고 맞서 일단 보류됐다.
그러나 특검팀은 20일 3차 공판에서 이 전무를 증인으로 재신청했고, 이날 변호인도 사건 정상(情狀)에 대한 증인으로 신청 의사를 밝혔다. 재판부는 그동안 “경영권 승계의 최대 수혜자인 만큼 물어볼 것이 있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재판부는 다음달 1일 6차 공판에 이 전무가 출석하면 특검과 변호인 모두에게 신문기회를 주기로 했다. 특검 측은 이날 “에버랜드 CB 및 삼성SDS BW 저가발행과 관련, 그룹 비서실의 지시나 공모 여부를 밝히는 데 주안점을 두겠다”고 입증 취지를 밝혔다.
한편 피고인들의 양형을 판단해 줄 증인으로 채택한 곽노현 한국방송통신대 교수와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도 같은 날 출석할 예정이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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