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작품이 의미 있지만, 그 중 세계 각지의 민속 음악 어법을 응용한 신보 <벽 너머로(beyond the wall)> 가 제일 중요하죠. 사실 가장 인기 있는 앨범이기도 하고요.” 벽>
다음달 11,12일 열리는 인천재즈페스티벌에 참여하는 미국의 알토 색소폰 주자 캐니 가렛(48)이 이메일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번이 4번째 내한 콘서트다.
세 차례의 내한 공연(1998년, 2003년, 2004년)을 통해 공격적인 재즈를 선사, 재즈가 감미롭기만 한 음악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린 재즈의 적자다. 이번 공연은 자신의 음악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한국 팬들에게 알릴 기회다. 그는 “나는 여러 나라의 전통 음악을 듣고, 거기서 얻는 영감으로 새 작품을 만든다”며 새로운 탐색기로 접어들었음을 알렸다.
앨범 <벽 너머로> 는 이전의 음반과 달리 5음계 등 동양적 음악 어법을 적극 구사, 평론계와 팬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았던 작품이다. “모두 11장의 음반 중 2006년 발표한 그 앨범은 평론계와 팬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받았죠.” 앞으로의 음악적 진로를 예시하는 것으로, 본인에게도 큰 의미를 주는 말이다. 벽>
“21세기 재즈는 너무도 다양해서, 나로서는 할 수 있는 한 많은 장르들을 다양하게 실험 중이라는 말씀밖에는 못 드리겠군요. 거기서 나만의 재즈가 나오겠죠.” 1998년 ‘제 1회 뉴욕 재즈 대상’에서 기자상과 재즈 업계상을 석권한 이후, 가렛은 대중적 지지 속에서도 실험의 행보를 멈추지 않고 있는 재즈 뮤지션이다. 특히 그는 재즈 팬이 선정한 인기 재즈맨 순위에서 수위를 고수, “대중도, 음악인도 사랑하는” 뮤지션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부친이 색소폰 주자였던 까닭에 자연스레 색소폰을 택하게 됐어요. 특히 알토 주자라면 당연히 파고들어야 할 찰리 파커는 소싯적부터의 제 영웅이었죠.”
이미 상당한 한국 재즈팬을 확보하고 있는 그는 이번에 신예 색소폰 주자 존 앨리스와 함께 두 대의 색소폰이 꾸미는 무대의 진미도 선사할 전망이다. 함께 콘서트를 갖는 주자 중 브라질 출신의 기타리스트 야만두 코스타는 개릿이 가장 기대를 거는 멤버이다. 베이든 파월 등 브라질 재즈 기타를 대표하는 사람들로부터 정통 재즈를 전수 받은 그는 특히 객석과의 교감을 중시하는 특유의 무대 매너로 더욱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가렛은 1990년대 말 불어 닥친 한국 재즈붐의 수혜자이기도, 곧 이어 닥친 경제적 한파의 영향을 실감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첫 내한 공연 당시 열띤 반응에도 불구, 5년을 기다려야 했던 것은 한국 땅을 동결시킨 IMF 관리 체제 때문이었다. 국내 기획사들은 그를 부르려 했지만 열악한 주머니 사정탓에, 번번이 뜻을 접어야 했다. “이번 내한 공연이 막 눈뜨기 시작한 한국 전통 음악의 세계와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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