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배우라고 여자 역할 다 잘하나요?"
여성성이 강한 역할을 유난히 잘하는 것 같다는 말에 선이 고운 이 남자의 말투가 과격해졌다. 다음달 10일부터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갬블러> 에서 여장 남자 쇼걸 '지지'를 맡은 김호영(25)은 자신을 "섬세하고 감성적인 연기에 강한 배우"라고 소개했다. 갬블러>
최근 TV드라마 <태왕사신기> 의 연호개 아역, 뮤지컬 <헤어스프레이> 의 꽃미남 스타 링크 등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여장 남자가 그의 주종목이었다. 뮤지컬 <렌트> 의 엔젤, 연극 <이> 의 공길 등 동성애 성향의 인물을 훌륭히 소화해 낸 까닭이다. 이> 렌트> 헤어스프레이> 태왕사신기>
하지만 그는 "여장 남자 연기가 나만의 특기라고 자부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김호영은 여장 남자 역할을 잘한다'고 뭉뚱그려 평가하시는 건 사양한다"고 했다. 남자든 여자든 모든 역할에는 각각의 성격이 따로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붙인다.
<렌트> 의 엔젤이 보는 것만으로도 사랑스러운 느낌을 주는 캐릭터라면 <갬블러> 의 지지는 풍파를 겪은 강한 인물이다. 슬픔이 가득한 <이> 의 공길 역시 전혀 다른 개성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이> 갬블러> 렌트>
2002년 오디션을 통해 <렌트> 의 엔젤로 뮤지컬에 데뷔한 그는 이후에도 두 차례 더 엔젤로 무대에 올랐고 매 공연마다 '여자인지 남자인지 모르겠다'는 평을 들었다. <갬블러> 의 지지를 맡았을 때도 '여자보다 더 예쁜 남자'로 이름을 알렸다. 갬블러> 렌트>
주변에서는 그가 한쪽으로 치우친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우려하기도 했지만 정작 그는 단 한번도 심각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다. "배우가 다재다능한 것도 중요하지만 특별한 개성으로 인지도를 높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게는 어떤 역할도 새롭게 해석해 김호영 만의 색깔로 연기할 자신감도 있고요."
그는 이제 단순히 '예쁘다'는 평가는 싫다고 한다. 그 동안 다양한 캐릭터로 연기 영역을 확장하며 성장한 배우로서 무대라는 공간에서 마음껏 끼를 발휘하는 지지를 보여줄 각오가 돼 있다.
"데뷔 초 독특한 개성으로 단숨에 주목을 받으면서 한 때 배우로서의 성공을 조급하게 생각한 적도 있다"는 김호영은 "내적으로 단단해져 내 연기에 내가 감동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연극 <갈매기> 의 꼬스짜처럼 음산하면서도 아픔이 있는 역할을 해 보고 싶어요. 연기적인 면에서 보여줄 게 많은 배역이니까요. 저 보여드리고 싶은 게 정말 많은 배우거든요." 갈매기>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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