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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독재의 功過 '바로보기'

입력
2008.06.2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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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0월 한양대 임지현 교수(서양사)가 제기한 뒤 숱한 논쟁을 낳았던 ‘대중독재’(mass dictatorship) 이론의 공과를 총정리하는 국제학술회의가 열린다.

이 이론의 수원지인 한양대 비교문화 연구소가 ‘대중독재: 사라지지 않는 과거’를 주제로 27일부터 29일까지 한양대 대학원 국제화상회의실에서 여는 학술대회에는 한국 미국 영국 독일 폴란드 대만 등 9개국 29명의 역사학자가 참석한다.

대중독재론은 대중이 일방적인 독재의 피해자가 아니라 권력에 동조 혹은 동의하는 방식으로 독재에 동참했다는 이론이다. 물론 그동안 ‘독재체제에 면죄부를 부여하는 시도 아니냐’ ‘대중이 독재체제에 간혹 지지를 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선전과 선동에 현혹된 결과일 뿐 대중은 다시 곧 저항의 자리를 찾는다’는 등의 반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동서양의 독재체제를 포괄한 광범위한 비교사적 연구가 진행됐다는 점, 특히 남북 양쪽에서 독재체제를 경험하고 경험했던 한국에서 이런 이론이 나왔다는 점에서 비교적 후한 평가를 받고있다. 5차례의 국제학술대회가 진행됐고 단행본만 3권이 나오는 등 학문적인 성과도 차곡차곡 축적됐다.

대회장인 임지현 교수는 ‘희생자의식 민족주의와 대중독재의 기억’이라는 주제의 기조발제에서 전쟁과 독재, 식민지지배라는 집단적 기억이 희생자 의식으로 구성되는 과정을 비교, 분석한다.

그는 한국, 이스라엘, 폴란드 등 전쟁 피해자집단의 공동기억이 영웅서사를 거쳐 희생자의식으로 전환되는 과정과 일본, 독일 등 전쟁 가해자들이 자신들을 피해자로 인식하는 과정을 통찰해 이를 모두 ‘희생자 의식 민족주의’로 묶는다.

임 교수는 “여러 나라를 다루지만 논의의 초점은 한국에 있다”며 “대중독재의 기억을 왜곡하는 희생자 의식민족주의를 분석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바바라 워커 네바대대 교수는 ‘스탈린주의에 대한 반(反) 소비에트적 기억들’을 주제로한 발표에서 1960~70년대 소련 인권운동가들의 죄의식 문제를 다룬다.

이들은 체제에 반감을 품으면서도 소비에트 체제의 죄악과 부패에 가담했고 또 혜택을 누렸다며 이런 죄의식 때문에 정치범 구호활동에 헌신하게 됐다고 지적한다.

매튜 펠드먼 노섬턴대 교수는 ‘재난의 단면을 보여주기’라는 기고에서 <쉰들러 리스트> <인생은 아름다워> 등 유대인 학살을 영화화하는 작업이 홀로코스트라는 악(惡)을 드러내려고 하면서도 동시에 감출 수도 있다는 역설을 제기한다

연구소측은 “2차 대전의 종전으로부터 베를린장벽의 붕괴까지 대중독재의 어두운 과거와 대면하고 그것을 기억하려는 연구가 계속됐지만, 과거와 정면으로 대결하는 일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같은 주제의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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