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비올리스트로 꼽히는 유리 바시메트(55)가 한국에 왔다. 바시메트는 2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시향 공연에서 슈베르트 교향곡 4번 <비극적> 의 지휘자로, 호프마이스터 비올라 협주곡의 협연자로 나선다. 비극적>
23일 서울시향과 첫 리허설을 가진 바시메트는 “처음 비올라를 시작한 것은 비틀즈 때문”이라며 웃었다. 러시아 출신인 바시메트는 어린 시절 비틀즈의 열광적인 팬이었다. 어머니 권유로 바이올린을 배우긴 했지만, 직접 결성한 밴드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데 더 심취해 있었다. 그는 “바이올린은 연습 시간이 많이 필요했기에 기타 치는 시간을 벌기 위해 열네 살 때 비올라로 전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시작한 비올라로 비올라의 역사를 바꿨다. 반주 악기에 머물며 푸대접을 받던 비올라가 그의 손에 의해 독주 악기로 격상된 것이다. 바이올린만큼 화려하고, 첼로만큼 깊은 선율을 만들어내는 그를 위해 세계 유명 콘서트홀들이 처음으로 비올라 독주회를 열었다. 슈니트케, 구바이둘리나, 칸첼리 등 쟁쟁한 작곡가들은 그에게 영감을 받아 수많은 비올라 작품을 쏟아냈다. 그에게 헌정된 협주곡만 53곡에 이른다.
바시메트는 “비올라는 바이올린과 첼로 사이에 낀 악기가 아니다. 어원을 보면 가장 먼저 만들어진 뿌리 깊은 악기이며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살롱음악회가 성행하던 시절에는 비올라가 훨씬 많이 연주됐고, 바이올린은 너무 시끄러워서 거리에서나 연주됐어요. 비올라는 가장 철학적인 악기이기도 하지요. 쇼스타코비치와 바르토크는 죽음을 앞두고 비올라 곡을 썼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작곡가들이 비올라 작품을 쓸 것으로 기대합니다.”
바시메트는 2002년부터 지휘자로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는 “악기가 비올라와 오케스트라로 다를 뿐, 음악을 만드는 일이라는 점에서 똑같다. 음악은 음악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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