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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프로 배경음악 "잘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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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프로 배경음악 "잘나가요"

입력
2008.06.24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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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요계의 이슈 중 하나는 '오락 프로그램의 음악 차트 점령'이다. 음반시장의 불황 속에서도 오락 프로그램을 통해 잘 알려진 음악은 인기몰이를 놓치지 않는다.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 의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출연자인 알렉스가 부른 '아이처럼'과 '화분'이 높은 인기를 얻고, KBS <해피선데이> 의 '1박 2일'에서는 이승기와 MC몽 등 출연자들의 신곡을 틀어주면서 이들이 각종 음악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MBC <무한도전> 의 '강변북로 가요제'에서 출연자들이 부른 노래가 인기를 얻은 뒤 비롯된 현상으로 오락 프로그램과 대중음악의 만남이 가요계의 새로운 프로모션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과거 드라마가 성공하면 배경음악이 되었던 음악이 덩달아 인기를 얻었던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대중문화 평론가 정석희씨는 "시청자가 캐릭터와 스토리가 있는 드라마에 함께 나오는 음악에 몰입감을 느끼듯, 요즘 리얼리티가 강조된 오락 프로그램에 나오는 음악들 역시 비슷한 효과를 얻는다"고 말했다.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알렉스가 신애에게 이별을 고하며 '화분'을 부르거나, '1박 2일'에서 MC몽이 고생하는 모습에서 '미치겠어'가 흘러나오면 시청자들은 노래를 들을 때마다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감정 몰입을 할 수 있다. 오락 프로그램의 영상이 일종의 뮤직비디오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음악 시장의 전체적인 불황에도 불구하고 유독 오락 프로그램에 사용된 음악들이 인기를 얻는 상황을 전부 설명하기는 어렵다.

한 작곡가는 "음악을 듣는 방식이 달라진 것 같다. 전에는 비교적 음악을 집중해서 들으며 스스로 음악의 감성을 느끼려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단지 흘러가는 BGM(배경음악)처럼 소비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CD를 사서 앨범 전체를 듣는 대신 미니홈피나 블로그에서, 혹은 여러 앨범을 편집해 mp3 플레이어로 듣는 것이 일반화 되다 보니 음악을 감상하는 방법 자체가 달라졌다는 셈이다.

과거에는 노래를 여러 번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지만, 지금은 CF나 오락 프로그램 등에서 더 구체적으로 '감상 포인트'를 짚어줘야 하는 셈이다. 음악시장이 감상을 위한 수요 보다는 특정한 상황에 맞는 'BGM'을 위한 수요로 재편된 것이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음악평론가 강태규씨는 "시장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긴 하지만 영상을 통해 설명하거나 대규모의 홍보가 힘든 가수들은 오히려 더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음악계가 새로운 대안에 대해 생각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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