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에 고기를 싸먹는 한국의 ‘쌈’ 식문화가 암을 줄이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서울대의대 암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열린 암예방 심포지엄에서 미국 환경보호국(EPA) 데이비드 디마리니 박사는 육류 섭취 때 채소를 곁들이면 대장암이 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16명을 2개 그룹으로 나눈 뒤 4주간 A그룹은 저온(레어, 미디엄, 미디엄 웰던)과 고온(웰던)에서 요리한 육류를 각기 먹되 십자화과가 아닌 채소를 함께 섭취토록 했다. B그룹은 고온(웰던) 요리 고기와 세가지 항돌연변이 성질을 지닌 십자화과 채소, 요거트 등을 같이 먹도록 했다. 연구팀은 매주 이들의 소변과 혈액, 직장을 검사했다.
이 결과 B그룹은 돌연변이성이 매우 강하고, 암촉진 물질인 ‘헤테로사이클릭 아민(HCAs)’ 수준 역시 높았다. 반면 A그룹은 낮은 돌연변이성을 지니고 HCAs의 수준도 낮았다. 또 A그룹에 비해 고온에서 탄 음식을 섭취한 B그룹의 대장상피세포 내 DNA 돌연변이가 더 심했다. 하지만 이 경우 십자화과 채소와 요거트를 섭취한 그룹은 대장상피세포의 DNA 돌연변이율이 낮아지고, 소변 내 돌연변이 유발원도 감소했다. 십자화과 채소에는 배추와 양배추, 브로콜리, 케일 등이 있다.
디마리니 박사는 “바싹 태우지 않은 고기와 함께 십자화과 채소를 먹으면 대장암 관련 독성을 낮출 수 있는 첫 증거”라고 말했다. 서영준 서울대 약대교수는 이에 대해 “해독화 효소가 많은 채소를 곁들이는 우리의 전통 고기섭취 습관을 유지한다면 대장암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심소정 인턴기자(성균관대 사학과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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