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한국전쟁 당시 붙잡힌 미군 포로의 중국 이송을 처음 공식 시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 동안 중국 당국은 미국인 전쟁포로가 북한으로부터 중국 영내로 이송된 적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미 국방부 역시 종전과 함께 포로가 모두 돌아왔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미군 포로의 중국 이송 사실이 알려지면서 종전 후에도 중국이 미군 포로를 관리해 왔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중국 이송 사실이 밝혀진 미군은 미 육군 2사단 2기계화 대대 소속 리처드 G. 드소텔 중사다. 그는 전쟁 당시 국경 부근에 위치한 '캠프5'라는 수용소로 이송된 후 정신병을 앓던 중 1953년 4월 18세의 나이로 숨졌다. 그는 중국 선양(瀋陽) 인근의 한 묘지에 묻혔지만, 건설 공사로 묘지는 현재 흔적을 찾을 수 없는 상태다.
이 같은 사실은 2003년 3월 베이징에서 열린 회담에서 중국이 미국측에 전달한 약 9쪽 분량의 자료에 포함돼 있다. 자료는 드소텔 중사의 가족에게 전달됐다가 최근 그의 형제인 롤랜드씨가 참전실종자(MIA) 및 전쟁포로 관련 단체에 자료를 넘기면서 언론에 공개됐다.
미 국방부는 종전 후에도 돌아오지 않는 미군 포로들이 북한 내 수용소에 수감돼 있었을 것으로 파악해 왔다. 하지만 드소텔 중사의 중국 이송이 공식 확인되고 미군 포로 수백 명이 선양 부근 한 도시에 수용돼 있었다고 적은 또 다른 정보보고서가 공개되면서 중국 내 미군 포로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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