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GS칼텍스 주유소에서 SK에너지의 휘발유를 팔 수 있게 된다. 정부가 주유소 ‘폴사인제(상표표시제)’ 규제를 없애고 업계 자율에 맡기기로 했기 때문인데, 한 주유소에서 여러 제품과 혼합(혼유) 판매가 가능해 진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9일 ‘석유제품판매 표시광고고시’를 9월부터 폐지한다고 밝혔다. 폴사인제는 주유소가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특정 정유사의 상표를 내걸고 해당 정유사의 석유제품만을 판매토록 하는 제도로 1992년 도입됐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호하고 정유사간 품질경쟁을 유도한다는 취지였는데, 목적과 다르게 정유사들이 주유소에 자사의 상표 사용을 조건으로 제품을 전량 구매하도록 하는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있었다.
특히 기름이 주유소로 유통되기 전에 저장고 등에서 정유사간 일부 제품교환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폴사인제의 실효성도 없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하지만 폴사인제 폐지가 직접 기름값 하락으로 이어질지는 지수다. 공정위 윤정혜 소비자정책국장은 “지식경제부가 주유소간 제품거래를 허용하기로 하는 등 여러 대책들이 함께 추진되고 있다”며 “(가격 하락을 유도할 수 있는) 경쟁 여건을 제공한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주유소들이 여러 정유사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되는 대신, 어떤 제품들을 팔고 있는지 명확하게 알릴 의무가 부여된다. 공정위는 일반 표시ㆍ광고고시에 ‘A,B,C 정유사의 제품을 판매하면서, A사의 제품만 파는 것처럼 표시ㆍ광고하는 것’ 등을 금지하고, 준수여부를 감시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이와 별도로 정유사가 자사의 제품만을 팔도록 주유소와 배타적 계약을 맺는 것이 공정거래법 위반인지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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