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가 테러, 전쟁 등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문제들을 인문ㆍ사회학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려는 시도에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18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최근 인문ㆍ사회 과학 분야의 석학과 전문가들의 연구를 지원하는 ‘미네르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미네르바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지혜의 여신의 이름. 미 국방부가 인문ㆍ사회학을 지원하기는 1950~70년대 베트남전 이후 처음이다.
이 신문이 “이례적(unusual)”이라고 소개한 이 프로그램은 예를 들면 중국이 개방된 체제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예상되는 인민해방군의 변화, 탈레반의 부활 이유, 집단이 비합리적 의사 결정을 내리는 이유 등을 인문ㆍ사회학의 관점에서 탐색하게 된다.
뉴욕타임스는 국방부가 이 프로그램을 채택한 것은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의 경력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게이츠 장관은 러시아 역사를 전공하고 텍사스A&M 대학 총장을 지냈으며 미소 냉전 시대에 정부 지원을 받아 관련 연구를 수행한 적이 있다.
국력의 핵심 요소로 군사력을 넘어 지식의 힘을 의미하는 ‘소프트 파워’를 강조해온 게이츠 장관은 미국의 60개 대학을 대표하는 미국대학연합회와 접촉해 이 프로그램을 성사시켰다.
그러나 인문ㆍ사회학을 국방부가 지원하는 것에 대해 우려가 적지 않다. 인류학자들의 단체인 미국인류학회는 국방부에 공개 서한을 보내 “테러와 폭력의 기원을 연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면서도 “프로그램이 이해관계의 갈등이나 군과의 유착 우려가 있다”며 학문의 독립성ㆍ자율성이 침해될 수 있음을 우려했다. 게이츠 장관은 앞서 4월 “미네르바 프로그램에 대해 완전한 개방성과 확실한 학문적 자유를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향후 5년간 5,000만달러(약 500억원)가 지원된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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