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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미국의 선택/ 오바마 본선모드는 '신중 또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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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미국의 선택/ 오바마 본선모드는 '신중 또 신중'

입력
2008.06.20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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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이 대선후보 확정 이후 경선과정에서 쏟아냈던 발언을 뒤집는가 하면 실수와 잘못을 시인, 사과하는 등 11월 대선 본선 모드 전환에 적잖은 진통을 겪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경선하는 과정에서 주장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론에 뒤늦게‘물타기’를 하려는 것도 그 중 하나. 오바마 의원은 경제전문지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유세 중에는 때때로 언사가 과열되거나 확대되곤 한다”며 “정치인은 이 문제에서 항상 자유로울 수 없으며 나도 예외는 아니다”고 말해 NAFTA와 관련한 자신의 발언이 지나쳤음을 인정했다.

이는 힐러리 의원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집권 시기에 NAFTA가 체결됐다는 점 때문에 NAFTA에 대한 과도한 공격이 진행됐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오바마 의원은 “캐나다, 멕시코와 대화해 NAFTA가 모두를 위한 것이 되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밝혀 자신의 일방적 재협상 주장에서 크게 후퇴했다.

오바마 의원은 4일 유대인 공공정책위원회에서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로 남을 것이며 분할돼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도 잘못을 시인하고 파장을 최소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오바마 의원은 평화로 가는 모든 문을 닫았다”고 비난하는 등 이슬람권의 반발이 거세지자 오바마 의원의 중동문제 특보인 대니얼 커처 전 이스라엘 대사는 결국 17일 “현지의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오바마 의원도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희망해온 팔레스타인 측이 이스라엘과 협상해야 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외교ㆍ무역 정책의 미숙함을 노출한 것 말고도 16일 미시간주 유세에서 머리에 히잡을 쓴 이슬람 복장의 여성을 오바마 의원 근처에 앉지 못하도록 한 과민반응에 대해서도 서둘러 사과해야 했다.

히잡 차림의 여성 2명이 ‘민감한 정치적 분위기’때문에 오바마 의원과 함께 TV화면에 잡힐 수 있는 연단 뒤쪽에 앉는 것을 거부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오바마 의원측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번 일은 미국민의 단합을 내건 오바마 의원의 선거 공약에 반하는 것”이라며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의원이 이슬람 교도라는 악의적 소문을 연상시키지 않으려는 노력이 실제 현장에서 과도하게 적용됐음을 인정한 것이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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