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중순에 벌써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고 있고 장마까지 시작됐다. 이런 날씨에는 몸과 마음이 지치기 마련이다. 습도가 높아지면 무력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늘어난다. 꼼짝하기 싫은 더위 탓에 입맛은 물론 건강까지 잃기 쉽다.
그럴수록 영양가 높은 균형 잡힌 식사와 함께, 규칙적인 운동으로 허약한 기운을 보충해야 한다. 사실 더위에 운동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여름철 운동이 힘든 이유와 이를 극복하는 요령을 알아본다.
■ 여름 운동 왜 빨리 지치나
여름철에 운동능력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체온 상승 때문이다. 인체는 쾌적한 환경에서 최대 운동능력의 50%의 강도로 운동할 때 체온이 1도 정도 오르고, 최대 능력으로 운동하면 39도까지 올라간다. 휴식 때 인체의 열 발생량은 1분에 약 1.2㎉, 시간당 72㎉ 정도다. 보통 강도로 운동을 하면 열 발생량은 시간당 600㎉ 이상 상승한다.
그러나 기온이 높아지는 여름에는 신체가 운동으로 발생한 열을 제대로 방출할 수 없다. 여기에 체온까지 높으면 땀이 증발하지 못해 체온은 더욱 상승한다.
체온이 올라가면서 땀이 흐르면 피부 온도가 높아져 체온 조절을 위해 말초 피부로 가는 혈액량은 증가하는 반면, 근육에 공급되는 혈액량은 줄어들어 근육 수축력이 떨어지고 근육 내 피로물질인 젖산이 쉽게 축적된다.
또 심장으로 돌아오는 정맥혈이 줄고 심장에서 뿜어내는 혈액량이 적어지면서 심박수가 늘어난다. 여름철에 운동을 하면 쉽게 지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 해가 떨어진 뒤에 운동을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가 야간운동이다. 미국 시카고대 연구결과, 오후 7시 이후의 야간운동이 낮운동보다 운동효율성이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신진대사를 늘려주고 신체를 각성시켜 운동효율성을 높이는 부신피질호르몬과 갑상선자극호르몬의 분비량이 오후 7시 무렵에 가장 빨리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 저녁에 운동을 하면 자외선으로 인한 피해도 줄일 수 있다.
식물이 밤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야간운동이 해롭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식물이 호흡작용에 의해 밤에 방출하는 이산화탄소는 광합성에 의해 낮에 방출하는 산소보다 그 양이 매우 미미하다.
오히려 야간운동을 하면 잠을 잘 때 뇌에서 멜라토닌과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촉진돼 성장기 청소년의 경우 키가 잘 자라고, 어른은 면역력이 강해지며 노화방지 효과도 볼 수 있다.
■ 효과적인 야간 운동법은
야간운동은 오후 7시부터 10시 사이, 저녁식사를 한 뒤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수면습관을 갖고 있는 ‘올빼미형’이나 당뇨병, 고혈압 환자에게 좋다. 야간운동이 혈당을 효과적으로 떨어뜨리고, 혈압은 하루 중 밤에 가장 낮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간운동은 절대 과하게 해서는 안 된다. 특히 수면 1시간 전에는 운동을 끝내야 숙면할 수 있다. 운동 후에는 약간 차가운 물로 몸의 열을 식혀주는 샤워를 하는 것이 좋다. 사우나나 온탕욕은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숙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요통 환자는 야간운동시 골프 연습이나 볼링 등을 삼가야 한다. 밤에 하기 좋은 운동은 걷기와 맨손체조, 가벼운 조깅 등이다.
■ 아침 운동 주의점
아침운동은 오전 6시부터 8시 사이, 식사 전에 하는 것이 좋다. 야간운동과 반대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수면습관을 가진 사람에게 좋다.
새벽운동의 경우 심폐 지구력 향상, 근력 향상, 비만 해소에 좋지만 뇌졸중 위험과 심장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에서 뇌와 심장에 과부하가 걸리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심에서 새벽 시간에 운동을 하는 것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기온이 높은 낮시간에 대기 중으로 올라갔던 오염물질이 새벽에 내려오기 때문이다. 가솔린 자동차의 배기가스에 많이 포함된 일산화탄소는 산소보다 헤모글로빈의 결합력이 200배 이상 높아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새벽에 하기 좋은 운동은 구기 종목과 덤벨 운동, 달리기 등이다. 짧은 시간에 고강도 운동을 한다면 새벽에, 긴 시간에 걸쳐 저강도 운동을 한다면 야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수분 공급 충분히
여름철 운동 중 열 손상을 예방하는데 제일 중요한 요소는 적절한 수분 공급이다. 일반적으로 운동 중에 흘리는 땀의 양은 시간 당 0.75~1ℓ 정도. 더운 날 소실될 수 있는 전체적인 몸의 수분량은 시간당 2ℓ 이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운동을 하기 전에 450~500㏄의 수분을 섭취하고, 운동 중에는 1시간마다 시원한 음료수 600~1,200㏄를 섭취하도록 한다.
이때 한꺼번에 많은 양을 섭취하면 무리가 될 수 있으므로 운동 시작 20분 후부터 1시간까지 생수 1컵(200㎖) 정도를 규칙적으로 마셔 수분을 공급해준다. 이후에는 수분과 에너지를 보충해주는 스포츠 음료가 도움이 된다.
●도움말=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 박원하 교수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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