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eustion
매월 저는 약 250만원, 아내는 220만원 정도 버는 맞벌이 부부입니다. 최근에 급여 통장 관리에 대해서 의견이 엇갈려서 말다툼을 좀 했습니다.
저는 신용카드 등 자동이체 연결이 많이 돼 있는 기존의 은행 통장에 급여 이체를 계속 유지하는 게 편하다는 생각인데 아내는 증권사 CMA로 이체해서 높은 금리를 받자고 주장합니다.
저는 재테크에 좀 게으른 편이라 통장에 잔액이 200만~300만원 정도 항상 남아 있는 반면 아내는 보험과 적립식 펀드 등으로 대부분 저축하기 때문에 평소 잔액이 20~30만원 정도입니다. 통장을 어떻게 관리하는 게 좋을까요?
■ Answer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두 분 모두 맞는 말입니다. 요즘 은행과 증권사들이 급여통장 유치를 위해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마케팅을 벌이고 있어 고민하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남이 하니까 나도 따라서 하기보다는 급여 통장을 옮기는 것이 나한테 얼마나 도움이 되고 또 당장 필요한 것인가를 꼼꼼하게 살펴 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우선 증권사 CMA로 급여 통장을 바꾸고 싶다면, 그 이유는 은행의 급여 통장으로 많이 활용하는 보통예금이나 MMDA 금리보다 증권사 CMA 금리가 높기 때문일 것입니다. 따라서 금리 경쟁력만 보면 당장 증권사 CMA로 급여 통장을 바꾸는 것이 당연하고, 바꾸지 않는 사람이 바보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부부의 급여 통장의 잔고 내역을 살펴봅시다. 부인의 경우처럼 대부분의 급여 생활자는 월급날이 되면 급 여통장에 월급이 입금되지만, 입금된 급여가 통장에 그대로 있는 경우는 많지 않는 게 보통입니다.
입금된 급여가 하루 이틀 동안에 아파트 관리비, 보험료, 아이들 교육비, 집 생활비, 적립식 펀드, 통신비, 신용카드 상환 등으로 슬금슬금 빠져 나가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신용카드 등을 결제할 때 연체가 되지 않도록 마이너스 통장을 활용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입니다.
이럴 경우 급여 통장을 CMA로 바꾼 이유인 금리 경쟁력으로 인해 얻는 이득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부인의 경우 잔액이 20만~30만 정도인데 연 5% 이자를 받는다고 해도 1만원 정도밖에 안 됩니다. 반면 남편은 잔액이 200만~300만원이 된다고 하는데, 이 경우는 연 10만~15만원의 이자를 놓치는 것이므로 아깝습니다.
따라서 아주 간단하게 말하면 부인의 경우는 그냥 은행 통장을 사용하시고, 남편은 CMA 통장을 사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법은 두 분 모두 급여통장은 은행에 두시되 CMA 계좌를 따로 개설해, 은행 통장의 장점과 CMA의 장점을 모두 활용하는 것입니다.
최근 급여 생활자들이 증권사 CMA로 급여 통장을 많이 바꾸자, 은행들도 그 동안 소홀했던 급여 이체 통장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이체를 할 때 이체 수수료를 면제한다든지 대출을 받을 때 대출 이자를 줄여준다든지 하는 식입니다. 일부 은행은 젊은 층에 한해 수시입출금 통장의 잔액이 100만원 이하일 경우에 우대 금리(4%)를 주는 역발상 아이디어 상품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단 급여 통장은 은행 통장을 그대로 이용하면서 혜택을 받고, 증권사에 방문해서 CMA계좌를 별도로 열어 두었다가 급여 통장에 100만원 이상 여유 자금이 생기면 증권사 CMA계좌로 이체해서 높은 금리 혜택을 받으면 되는 것입니다.
평소 잔액이 20만~30만원에 불과한 부인도 CMA 계좌를 열어 두면 연말 보너스 등 일시적으로 여유자금이 생겼을 때 손쉽게 이체할 수 있으니 하나 만들어 두시는 게 좋습니다.
물론 매번 은행 계좌 잔액을 확인하고 여유자금이 생길 때마다 CMA 통장으로 이체하는 것이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통장에 일정액 이상의 잔액이 남아 있으면 자동으로 CMA나 MMF, MMDA 계좌로 이체해 주는 ‘스윙 통장’을 활용하는 것도 편리합니다.
아직 상당수 은행들이 CMA보다 금리가 낮은 MMDA 통장으로 이체하는 상품을 제공하고 있지만, 일부 은행은 계열 증권사가 운용하는 CMA 통장으로 이체해주는 통장을 만들어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도움말=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강남센터 PB팀장
정리=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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