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멱살만 잡아도 구속하겠다’는 검찰의 지난 13일 형사 처벌기준 강화 방침 탓일까. 공권력에 맞서는 시민들에 대한 경찰의 태도가 지난 주말부터 갑자기 강경 기조로 돌아서 과잉 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17일 최모(25), 신모(30)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최씨 등은 지난 15일 오후 화곡동의 한 식당에서 주인과 실랑이를 벌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만류하자 욕설을 퍼부은 혐의다.
그러나 이는 ‘멱살잡이 구속’ 발표 직전인 12일 서울 신당동 노래방에서 주인과 시비가 붙어 실랑이를 벌이다 출동한 경찰관의 멱살을 잡고 욕설을 퍼부은 이모(39)씨를 경찰이 처벌하지 않은 것과는 대비되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도 “평소 같으면 화해만 시키고 돌아왔겠지만 공권력 강화 차원에서 최씨 등을 엄하게 처벌키로 했다”고 말해, 경찰의 태도 변화가 검찰 발표에 따른 것임을 인정했다.
경찰이 공권력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모습은 지난 주말 서울 전역에서 확인됐다. 15일 새벽 서울 잠원동의 한 술집에서 시비가 붙은 김모(43ㆍ여)씨와 정모(47)씨가 경찰관의 멱살을 잡았다가 공무집행방해 협의로 입건됐고, 같은 날 오후에도 김포공항 인근 도로에서 ‘왜 나만 단속하느냐’며 경찰관의 멱살을 잡은 황모(27)씨도 입건됐다.
이에 대해 박정선 경찰대 교수는 “공권력은 바로 서야 한다”면서도 “공권력 강화 방침을 악용해 경찰이 ‘이제부터 까불면 잡겠다’는 식으로 권한을 남용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박관규 기자 qoo77@hk.co.kr진실희 기자 tru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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