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전부터 일찌감치 관객의 눈길을 끌기 위해 뮤지컬 제작사들이 TV 리얼리티 프로그램 제작,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 공모 등 갖가지 오디션 아이디어를 동원하는 게 최근 뮤지컬업계의 트렌드. 하지만 그 흔한 인기 투표는커녕 아예 비공개 형식으로 진행 중이지만 뮤지컬팬의 이목이 집중되는 현장이 있다.
바로 11월부터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될 <지킬 앤 하이드> 의 오디션. 4월 중순 시작된 <지킬 앤 하이드> 의 배우 선발을 둘러싸고 뮤지컬 동호회를 중심으로 인터넷상에 1,2차 합격자 명단이 공개되는 등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16일 <지킬 앤 하이드> 3차 오디션이 펼쳐진 역삼동 오디뮤지컬컴퍼니 연습실에서 2008년 새로운 지킬과 루시, 엠마의 윤곽을 엿보았다. 지킬> 지킬> 지킬>
이날 오디션에는 민영기 서범석 홍광호 윤형렬 김소현 양소민 김소향 등 뮤지컬 하이라이트 공연에도 한번에 세우기 힘든 유명 뮤지컬 배우 30여명이 모였다.
더욱이 대부분의 배우들이 심사위원들의 별다른 지적 한번 없이 지정곡 ‘디스 이즈 더 모멘트’ ‘어 뉴 라이프’ 등을 연이어 매끄럽게 불러대니 이쯤 되면 오디션이 아니라 갈라쇼에 가깝다. 여기에 후보들의 노래가 끝난 후 “수고했다”는 말을 건네는 쪽은 심사위원이 아닌 후보들이었다. 제작진과 배우로 이미 오랜 친분을 쌓은 사이인 까닭이다.
조승우를 비롯한 뮤지컬 스타의 산실로, 2년 3개월 만에 다시 공연되는 <지킬 앤 하이드> 무대에 서고자 오디션에 지원한 뮤지컬 배우는 총 1,085명. 신인, 기성 배우 할 것 없이 모두 모여 역대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한 만큼 최종 후보가 된 36명의 면면은 호화 캐스트로 짜여질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이날 개인 사정으로 불참해 추가 오디션을 받게 될 배우들도 윤공주 김우형 오진영 등 뮤지컬계 최고의 유망주들이다. 지킬>
노래에 이어 연기 심사가 시작되자 이번에는 여러 뮤지컬에서 주연 배우로 활약했거나 현재 출연 중인 정상급 배우들이 마치 신인이 된 듯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연습실 바닥에서 나뒹구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 같은 열기 덕분인지 심사를 맡은 연출가 데이비드 스완은 “지난 <지킬 앤 하이드> 출연진에 만족했지만 이번 오디션 참가자들 또한 뛰어난 기량의 소유자들”이라면서 “해가 다르게 성장하는 한국 뮤지컬 시장 만큼이나 배우들 역시 성장하는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킬>
연기 심사까지 마친 후 신춘수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는 참여한 배우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신인이 아닌 기성 배우들에게도 짧은 시간 내에 최대한의 역량을 뿜어내야 하는 오디션은 긴장되고 제 실력을 발휘하기 힘든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처럼 유명 배우들이 총출동할 수 있었던 것은 <지킬 앤 하이드> 라는 작품의 힘이다. 특히 선악의 양면성을 표현해야 하는 지킬 역은 많은 남자 배우들이 탐내는 역할이다. 지킬>
2005년 공연에 참여한 배우로 오디션에 참가한 민영기는 “지난 공연 때 표현한 지킬 연기에 아쉬움이 많았다”면서 “다른 작품에 출연하면서 오디션에 참가하다 보니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한 감이 있지만 연출자에게 내가 연기했던 지킬을 보여 주고 싶어 최선을 다했다”고 참가 소감을 밝혔다.
지킬 역으로 이미 출연이 결정된 류정한을 제외한 <지킬 앤 하이드> 의 모든 캐스트는 이번 오디션을 통해 확정된다. 지킬 역으로는 2,3명의 배우가 더 선발될 예정이다. 지킬>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