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무국적 독립 운동가들도 ‘가족관계등록부’(옛 호적부)에 등재될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을 개정키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15일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독립 운동가들이 ‘가족관계등록부’에 올려질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보훈처가 마련한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는 ‘순국선열, 애국지사에 한해 대법원 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가족관계등록부에 등록할 수 있다’는 취지의 조항(제6조 4항)이 신설됐다.
이 개정안이 연내 국회를 통과하면 단재 신채호, 석주 이상룡, 여천 홍범도, 부재 이상설, 노은 김규식 선생 등 무국적 독립운동가 200여명이 대한민국 국적을 얻게 될 전망이다.
이들은 1912년 일제가 식민지 통치를 위해 호적제를 개편하자 일본의 호적에 이름을 올릴 수 없다고 거부했고 ,광복 후 정부는 일제시대 호적에 등재된 사람들에게만 대한민국 국적을 부여해 사실상 무국적자가 됐다.
보훈처 관계자는 “일제 강점시 일본 호적등재를 거부하거나 국외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호적을 취득하지 못한 독립유공자들이 가족관계등록부를 창설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가 필요했다”며 “관련 법령이 개정되면 무국적 독립유공자들의 명예가 선양되고 후손들도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정안은 관련 부처의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중으로 입법예고될 것으로 알려졌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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