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의 이라크 철군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영국이 미국의 유럽에서 최대 우방국임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발언이다.
유럽을 순방중인 부시 대통령은 15일 영국 방문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브라운 총리는 이라크 주둔 영국군의 철수 일정을 발표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고 옵서버가 15일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의 강경한 발언은 친미성향으로 ‘부시의 푸들’이란 별명을 얻었던 토니 블레어 전 총리 때와는 다른 태도라고 신문은 전했다.
BBC는 지난주 영국 정부가 올해 안으로 이라크 주둔 영국군을 전면 철수하는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 내에서는 부시 대통령의 퇴임시기에 맞춰 이라크 주둔 영국군을 전면 철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부시 대통령은 “내정 간섭이란 추측을 원치 않는다”면서 “브라운 총리가 전쟁을 반대하는 유권자의 의견을 따르고, 이라크전 실책을 사과하는 행동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라크에서 무고한 희생자가 발생한 것은 유감이지만 ‘이라크에는 여전히 고통 받는 자들이 있다’는 넓은 시각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옵서버는 부시 대통령의 발언이 미국이 영국 중심의 유럽 외교에서 탈피, 프랑스 독일 등을 포함한 유럽과 광범위한 우호관계를 구축하려는 변화의 조짐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방문에 앞서 14일 부시 대통령은 프랑스 파리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이번 회담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7월 유럽연합(EU)의 순회의장을 맡기 앞서 열린 것으로 미국과 유럽의 정책을 조율한다는 측면에서 관심을 모았다. 이에 대해 미국의 한 외교관은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사르코지 대통령을 축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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