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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권 빼내 팔고… 무임승차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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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권 빼내 팔고… 무임승차 하고

입력
2008.06.17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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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수서경찰서는 최근 식당에서 손님들이 낸 식권을 훔친 김모(29)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는 지난달 자신이 운영하던 강남의 한 돈가스 가게에 침입, 인근 대기업 직원들이 사용한 식권 1,221장(250만원 상당)을 훔쳐 기업에 대금을 청구해 돈을 받아내려 한 혐의다.

경찰은 또 폐지를 주워 생계를 잇고 있는 김모(53)씨도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는 동작구 상도동 지하철 9호선 공사장 부근에서 고철을 주워 고물상에 팔려고 리어카에 싣고 가다 경찰에 적발됐다.

고철 값은 10만원 안팎에 불과했다. 일용직 막노동 일을 하는 김모(53)씨도 최근 강동구 고덕동 모 고시원 203호에 침입, 건설장비업체에서 일하는 김모(39)씨의 바지 주머니를 뒤져 현금 10만원을 훔친 혐의로 입건됐다.

이들은 모두 경찰 조사에서 “경제 침체로 돈벌이가 안 돼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고유가ㆍ고물가 시대를 맞아 살림살이가 팍팍해지자 생계형 절도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금품은 물론 맨홀 뚜껑, 철근 등 공공기자재를 훔치는가 하면 서민층을 노리는 좀도둑마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급기야 비교적 치안이 잘 돼 있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는 16일 ‘좀도둑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주민안내문이 부착됐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최근 우리 아파트와 주변 지역에서 빈집털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야간 저층 세대는 범인 침입이 용이하니 주의하라”고 주민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지하철ㆍ버스ㆍ택시 무임승차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지하철의 경우 5월에만 3,776건의 무임승차 사례가 발생했다. 이는 1월 1,846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택시기사들에게는 ‘밤 늦은 시간, 홀로 뒷자리에 앉아 원거리를 원하는 손님’경계령이 내려졌다.

한 택시 기사는 “뒷자리에 앉아 있던 손님이 목적지에 도착한 뒤 차문을 열고 쏜살같이 도망가 버려 잡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며 “그렇다고 미리 돈을 받고 갈 수도 없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어려워진 살림살이에 대한 화풀이성 범죄도 늘어나고 있다. 고급차라는 이유로 차를 훼손하거나 “홧김에”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빈발하고 있다. 지난 10일 중국집 배달원 금모(40)씨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모 PC방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던 임모(36)씨를 의자로 내리쳐 부상을 입힌 혐의로 입건됐다. “그냥 사는 게 힘들어서”라는게 그가 말한 범행 이유였다.

한국형사정책연구소 박경래 박사는 “IMF 당시처럼 경기 침체 때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돈이 없다는 사실이 범죄심리를 더 자극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강희경기자 kb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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