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애덤스 지음ㆍ심재관 옮김/지식의숲 발행ㆍ288쪽ㆍ1만원
추종자들로부터는 ‘성녀 제인’으로 불리웠으나, 정부로부터는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으로 낙인 찍혔다. 안짱다리에 곱사등이기에 앞서, 세상은 그녀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기억한다. 미국 여성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제인 애덤스가 자신의 삶을 돌아 본다.
책은 그녀가 1889년, 시카고에 세운 빈민 복지 기관인 헐 하우스(Hull House)에서 20년 동안 벌였던 사업과 분투의 시간을 불러 낸다. 어릴 적 소아마비로 장애인이 된 그녀는 우선 일하는 부모를 위한 일일 보육원으로 출발, 시민의 권리와 의무를 교육하는 야간 학교로 키워냈다.
이후 그녀는 자연스레 아동 노동 폐지, 노동 시간 법제화, 청소년 관련 법률 개혁 등 현실적 변화에 매진했다. 국경을 초월한 평화주의적 행보는 미국내 급진주의자 탄압 반대 활동 등으로 정부와 정면 충돌, 반역자로 매도당하기에 이르렀다.
그녀는 부유한 상원의원이자 링컨 대통령의 친구이기도 했던 부친의 슬하에서 평탄한 삶을 살아 왔다. 그러나 건강의 문제로 학교를 그만 두고 행한 2년 간의 유럽 여행에서 영국의 사회 복지 기관 토인비홀을 본 뒤, 미국에서 복지 사업에 혼을 불사른 것이다.
그녀가 20년 동안 꼿꼿이 없는 자들의 벗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부친이 남긴 기억의 힘이었다. 부친은 못생긴 장애인 딸에게 항상 신뢰를 불어 넣었다.
부친을 따라 빈민촌을 찾을 기회가 많았던 그녀는 가난한 자들에 대한 연민의 정을 자연스레 키우게 됐다. 이것은 훗날 남녀 평등에 대한 신념으로 자라나, 여성의 참정권 운동의 밑거름이 됐다.
이 책은 남북 전쟁이 일어나기 1년 전에 태어난 애덤스의 삶 속으로 노동 착취, 도시 빈민층의 절대 빈곤 등 당대의 풍경을 사실적으로 이입해 미국의 어두운 역사를 돌아보게 만든다. 또 “내가 빈민굴에 온 것은 내 의지가 아니고 하나님이 보내셨기 때문”이라는 그녀의 말은 ‘신’을 내세우며 제국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지금의 미국을 다시 보게도 한다.
그는 헐하우스 활동, 여성 인권 운동, 아동 노동 금지 등의 공로를 인정 받아 1931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5년 뒤인 73세에 세상을 떴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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