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데시벨 이상의 기타 리프가 쏟아지는 무대엔 신기한 마력이 숨겨 있는 게 분명하다. 변변한 록 밴드 이름 하나 알지 못하더라도, 그 자리에 서서 그냥 음악을 듣는 것 만으로 행복해진다니 말이다.
2006년 빗속의 축제로 시작됐던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7월25~27일)이 올해로 3년째를 맞는다. 제이슨 므라즈, 케미컬 브라더즈 등 세계적인 록 스타들의 환상적인 무대를 며칠에 걸쳐 즐기는 기쁨이 무엇인지 알게 했던 뮤직 페스티벌.
올해엔 펜타포트에 이어 썸머 브리즈 뮤직 페스티벌(8월7일~8일)이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서태지의 컴백 무대로 꾸며질 ETPFEST(8월15일)이 잠실야구경기장에서 열린다. 뜨거운 여름, 그 어떤 휴가지보다 완벽한 즐거움을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되는 록 페스티벌의 현장으로 먼저 떠나보자.
■ 3년째 맞는 펜타포트
약 9만 평의 인천 송도 대우자동차 부지에서 2박3일 동안 벌어지는 펜타포트는 어느새 한국의 우드스톡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비슷한 시기 일본에서 열리는 후지 록 페스티벌과 함께 세계적인 록 스타들이 아시아로 집결하는 현장은 벌써 뜨겁게 달아오른다.
올해 펜타포트의 무대를 채울 스타들의 면면은 세계적으로 퍼진 브리티시록과 펑크록의 인기를 가늠케 한다. ‘오아시스’ 도 울고 갈 정도로 영국 록씬을 몰아 친 ‘트래비스’가 둘째 날의 헤드라이너로, 우리에겐 영화 <트레인스포팅> 의 주제가로 잘 알려진 영국출신 일렉트로니카 밴드 ‘언더월드’가 셋째 날 무대를 이끈다. 트레인스포팅>
이밖에 이상은, ‘슈퍼키드’, ‘브로콜리 너마저’ 등 성격을 달리하는 국내 밴드의 출연이 다양한 음악적 체험을 원하는 관중의 기대에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
펜타포트의 제작사 옐로우나인의 홍희선 과장은 “영국 밴드, 브리티시 록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5만 명이 넘는 관중이 펜타포트를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7월 17일 시작되는 일본의 후지록 페스티벌과 스타들을 놓고 보이지 않는 경쟁을 치르느라 힘든 날들을 보냈다”고 말했다.
■ 도시형 음악축제 썸머브리즈
올해 첫 무대를 올리는 썸머브리즈 뮤직 페스티벌은 펜타포트와는 달리 도시형 음악축제를 지향한다. 지하철로 쉽게 오갈 수 있는 잠실경기장에서 3만여 명의 록 팬들이 운집할 이번 행사에는 일본의 대표적 록 페스티벌 ‘썸머소닉2008’의 헤드라이너인 일렉트로니카의 제왕 ‘프로디지’가 역시 헤드라이너로 등장한다.
이밖에 ‘라디오 헤드’, ‘콜드 플레이’를 잇는 모던록의 차세대 주자 ‘원 리퍼블릭’, 2004년 데뷔해 감성적인 음악으로 큰 인기를 모은 영국의 제이미 스캇, 펑크록의 ‘심플플랜’, 3,400만 장의 판매고를 자랑하는 스테이시 오리코가 무대를 장식한다.
주관사인 B4H의 윤수임 팀장은 “당초 썸머소닉을 찾는 톱스타 ‘콜드플레이’를 섭외하려 했지만 여건이 맞지 않아 실패했다”며 “다행히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한 프로디지의 참여를 이끌어내 만족스러운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4년 만에 서태지 출연하는 ETPFEST
8월15일의 ETPFEST는 무엇보다 4년 만에 대중 앞에 나서는 서태지의 출연으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앞의 두 축제가 록 혹은 펑크, 일렉트로닉 풍의 음악에 치중했다면 ETPFEST는 쇼크록의 대부 마릴린 맨슨, ‘드래곤 애쉬’, 이모코어(하드코어보다 멜로디를 중시한 음악) 밴드 ‘유즈드’의 출연으로 좀더 전위적인 무대를 기대할 수 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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