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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지도부, 黨 곪아가도 나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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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지도부, 黨 곪아가도 나 몰라라

입력
2008.06.17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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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민주당이 표류하고 있다. 겉보기엔 최근 쇠고기 정국에서 존재감 부각에 성공한 듯하지만, 한꺼풀만 벗겨보면 치유가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골병이 들어 있다.

민주당의 현주소는 13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단적으로 드러났다. 7ㆍ6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역위원장 선정 결과에 반발한 일부 당원들이 회의장에 몰려와 강력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지만, 그때까지 출근한 당직자는 10여명에 불과했고 당 지도부는 어렵사리 회의가 재개된 뒤 이와 관련한 언급 자체를 회피했다.

사실 그간의 지역위원장 선정 과정은 코미디에 가깝다. 조직강화특위에 손학규ㆍ박상천 두 공동대표측 인사가 ‘균형 있게’ 포진되면서 온갖 잡음이 흘러나왔다. 양측 인사를 심기 위해 위원장 선정 기준은 손쉽게 뒤집혔고, 상당수 총선 예비경선 탈락자조차 손학규계 또는 구(舊)민주당계라면 어렵지 않게 위원장 자리를 꿰찼다.

심판격인 조강특위 위원이 지역위원장을 차지하는 어이없는 일은 비일비재했지만, 영남권 친노(親盧)인사들은 뚜렷한 이유 없이 탈락했다. 당연히 밑바닥 당심은 들끓었고, 결국 일부 당원의 물리력 행사 사단이 벌어진 것이다.

중앙당의 현실도 갑갑하기만 하다. 대통합민주신당과 구 민주당 합당 때 합리적인 인력조정이 미뤄진 데다 18대 총선 이후 당세가 위축되면서 당직자들은 매일같이 구조조정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그렇다 보니 ‘일’보다는 차기 당권주자의 움직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당 지도부는 이 같은 현실을 애써 외면한다. 지역위원장 선임을 두고 ‘손학규ㆍ박상천 밀약설’까지 나오지만 겨우 서너 곳의 결정을 보류할 뿐이다.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당직자들에겐 구조조정을 얘기하면서도 구 열린우리당과 구 민주당 당사까지 사용함으로써 월 임대료만 7,000만원이 들어가는 현실은 모른 척한다.

그러면서 등원 문제를 놓고는 사견(私見)을 쏟아내 스스로 당내 혼란을 부추기고, 때로는 상대방에 대한 비난도 서슴지 않는다. 한 재선의원은 “쇠고기 파문이 없었다면 당이 도대체 어떻게 됐을지 생각만 해도 암울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18일 제주를 시작으로 전대 일정에 본격 돌입한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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