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를 입은 여성의 허벅지를 만져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줬다면 강제추행으로 봐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형사3부(부장 오기두)는 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A(43ㆍ회사원) 씨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피고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안면이 있고 돈을 빌려준 사정이 있더라도, 신체를 만진 부위와 그 직후 피해자 및 피고인의 행동 등을 감안하면 피고인의 행위는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했다”며 “이는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해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추행"이라고 판시했다.
A 씨는 2006년 3월 경기 시흥시에 있는 한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던 중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던 음식점 여주인 B씨의 오른쪽 허벅지를 서너 차례 만지다 B씨가 “뭐 하는 짓이냐”며 소리치자 음식점을 나갔다.
이후 A 씨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되자 “B 씨의 음식점에 여덟 차례 정도 찾아갔고 B씨에게 100만원을 빌려주는 등 평소 안면이 있는 사이였으며, B 씨가 청바지를 입고 있는 상태여서 강제추행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은 없었다”는 이유를 들어 무죄를 선고했었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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