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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조원들도 외면한 민주노총 정치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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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조원들도 외면한 민주노총 정치파업

입력
2008.06.17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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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말대로라면 오늘은 야구경기가 없다. 1번 타자 화물연대, 2번 타자 건설노조에 이은 3번 타자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경기는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이후 타순은 정해져 있다. 4번 타자는 금속노조이며 5번 타자는 철도노조가 나서기로 배팅 오더를 미리 만들었다. 진짜 프로야구 얘기가 아니다. 민주노총이 만든 파업 야구의 타순이 이렇게 돼 있다.

원래는 축구처럼 모든 선수가 한꺼번에 그라운드로 나가는 총파업을 하고 싶었는데 화물연대가 먼저 시작해 선수가 차례로 나와 타격하는 야구처럼 릴레이 파업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우선 이런 발상 자체가 파업의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 그들이 내건 파업의 이유를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대운하, 공공기관 민영화 반대 등 대부분 정치적인 것들이다. 여기에 국민대책회의의 촛불집회도 처음의 순수성을 상실하고 정치시위로 변질돼 이들을 부채질하고 있다.

노동자들 최후의 선택수단인 파업은 자신들이 속한 사업장은 물론 국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신중해야 한다. 그 목적 역시 임금 인상이나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 같은 근로조건이 돼야 한다.

그런데 민주노총의 파업 프로그램에서는 그런 절박한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 지금 생계를 걸고 벌이고 있는 화물연대나 건설노조의 파업과는 성격이 다르다. 이런 정치적 파업을 “눈이 올 때까지 벌이겠다”는 것은 그야말로 국민을 상대로 한 협박이다. 가뜩이나 대내외 상황이 어려워 총체적 위기를 맞은 국가경제를 더욱 위기로 몰고 가는 일이다.

이런 파업을 누가 지지하겠는가. 이미 지난해 현대자동차노조가 정치파업을 할 때 울산 시민의 반대가 잘 증명해 주었다. 한동안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에 정신이 팔렸던 국민들은 물론 노조원들조차 무리한 파업으로 우리 경제를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을 원치 않는다.

어제 끝난 민노총 총파업 찬반투표 중간개표결과 찬성률이 50%대로 낮았으며, 현대차와 쌍용차 등 16개 사업장에서는 부결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야구경기처럼 정치파업을 계속한다면 관중은 물론 없고, 야유만 듣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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