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 대선에서 맞붙을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와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민주당 경선에서 진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지지층을 끌어안기 위해 사생결단식 비방전을 전개하고 있다.
매케인 후보는 공화당원이지만 “중도ㆍ독립적 성향”이라는 점을 앞세워 공세적으로 힐러리 의원 지지 유권자들을 파고들고 있고, 오바마 후보는 매케인이 “말과 행동이 다른 전형적인 워싱턴 인사”라고 몰아붙이며 민주당 표심을 단속하는 데 부심하고 있다.
매케인 후보는 14일 민주당 유권자들과 무당파 표심을 겨냥한 온라인 타운홀 미팅을 통해 “석유값과 건강보험 비용을 현실화하고 여성이 자신의 차기 정부에 더 많이 기용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힐러리 의원의 핵심 지지층인 여성과 근로자 계층을 포섭하기 위한 ‘맞춤식 공약’이다. 공화당이지만 중도적인 자신이 “극단적 자유주의자”인 오바마 후보보다 정치적 소수, 중산층 이하 계층에 더 적합하다며 “당보다 나라를 먼저 생각해 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매케인 후보는 오바마 후보가 연소득 5만달러 이하 노인들의 소득세를 면제해 주겠다고 하지만 실제는 1,000만에 달하는 노인 가계의 세금부담을 더욱 가중하게 하고 있다며 연신 오바마 후보의 ‘비 민주당적인 공약’을 공격하고 있다.
오바마 후보는 매케인 후보의 민주당 텃밭 공략에 일단 수세적인 입장이지만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매케인 후보의 말과 행동이 표리부동하기 때문에 오히려 매케인 후보의 이중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역공의 기회로 삼겠다는 의도마저 보인다.
오바마 후보는 매케인 후보의 ‘낙태 반대’ 를 첫 카드로 꺼내들었다. 오바마 캠프는 낙태를 반대하고 심지어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한 대법원의 역사적인 ‘로 대 웨이드’ 판결마저 “결함있는 판결”이라고 주장하는 매케인 후보가 여성 유권자의 친구라고 주장하는 것은 “극우 보수주의자가 중도주의자로 어떻게 포장될 수 있는가를 보여준 가면무도극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매케인 후보가 1990년 텍사스 주지사 선거에 나선 석유업자 클레이만 윌리엄스의 자택에서 선거자금 모금 행사를 개최하려 한 것도 도마에 올랐다. 윌리엄스는 당시 유세에서 여성이 강간의 위험에 처했을 때 이를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우리가 날씨에 대해 어쩔 수 없는 것처럼 “포기하고 즐겨라”라고 언급해 엄청난 파문을 불렀다.
매케인 후보는 이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뒤늦게 모금행사를 취소했지만, 윌리엄스가 모금한 30만달러는 여전히 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그가 자신의 말대로 여성을 존중하는지에 대한 의문은 커지고 있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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