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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기업, 苦유가 상생이 물류대란 피해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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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기업, 苦유가 상생이 물류대란 피해 줄였다

입력
2008.06.17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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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총파업으로 국내 산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지만, 이미 ‘상생’의 정신으로 합리적인 수준의 타협책을 이끌어내 물류대란을 비켜간 기업들도 있다.

대표적인 회사가 하이트맥주. 화물 차주들의 운송 거부로 전국의 물류 이동이‘올스톱’됐지만, 하이트맥주 홍천공장의 화물차들은 평상시와 다름없이 드나들며 주류를 운송하고 있다. 본격적인 물류대란이 일어나기 2주일 전인 지난달 30일 화물연대 소속 지입차주와 운송료 인상 협상을 매듭지었기 때문이다. 하이트맥주가 물류대란의 ‘무풍지대’로 남게 된 과정은 한편의 드라마와도 같다.

하이트맥주가 물류대란의 가능성을 감지한 것은 지난달 초. 경유값 급등으로 화물차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자 즉시 ‘치솟는 기름값으로 운송업자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을 이해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 동반자의 어려움을 감싸 안았다. 이어 지난달 28일 협상테이블을 직접 마련해 화물차주들과 마주 앉았다.

차주들의 요구사항은 운송료 40% 인상. 하지만 하이트맥주의 현 경영상태로는 수용하기 힘든 무리한 요구였다. 당시 협상에 참가한 하이트맥주 홍천공장 관계자는 “화물차주들의 어려움을 이해하면서도, 막상 인상 요구액을 들었을 때는 눈 앞이 캄캄했다”고 털어놓았다.

하이트맥주는 매듭을 풀기 위해 회사 경영상태와 재무제표 자료를 모두 공개하며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자”고 설득했다. 경기 불황으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성수기인 여름철을 앞두고 파업에 들어가면 같이 죽을 수 밖에 없다는 호소에 화물차주들도 마음이 흔들렸다. 결국 3일만에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됐다. 하이트맥주와 차주들이 운송료 29% 인상안에 도장을 찍은 것이다.

하이트맥주 관계자는 “화물업계의 운송료 현실화 요구에 대해 회사가 먼저 공감해 마음을 열고 다가선 것이 도움이 됐다”며 “협상 타결은 회사와 화물차주들이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의지를 몸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포스코와 르노 삼성은 화물차주들과 일찌감치 옵션 계약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한 경우. 두 회사는 유가 상승에 맞춰 운송료를 단계적으로 올려주는 ‘유가 연동형 운송료 시스템’을 통해 화물차주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2003년 화물연대 포항지부의 파업으로 홍역을 치른 경험이 있는 포스코는 이달 초 ‘전년도 경유 가격을 기준으로 유가 상승액을 전액 보전해주는 제도’를 도입, 운송료를 5월에 8%, 6월에 12.4%를 소급 인상했다. 이 때문에 화물연대 포항지부가 11일부터 운송 거부에 들어갔지만, 포스코의 물품 수송은 본격 파업이 시작된 13일까지 막지 않았다. 또 포스코 생산공장에서 인근 물품 야적장까지 운송을 허용하는 문제에 대해 현재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운송료 현실화가 시급하다는 주장에 공감하고 있다”며 “유가 급등에 따른 화물차주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적절한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 삼성도 지난해부터 운송업체 5개사와 유가연동제 계약을 맺는 상생전략을 택했다. 유가가 5% 이상 오르면 6개월마다 평균 기름값을 따져 운송비에 반영하고 있다. 르노 삼성 측은 “최근 경유값 급등으로 연동기간을 3개월로 줄여달라는 요구를 받고 현재 내부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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