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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물류대란/ 오도가도 못하는 부산항… 이틀내 부두 기능 '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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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물류대란/ 오도가도 못하는 부산항… 이틀내 부두 기능 '스톱'

입력
2008.06.17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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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 3일째인 15일 육상에서 물류이동이 멈추면서 부산항을 비롯, 주요 항만과 물류기지가 거대한 창고로 변하고 있다. 더 이상 쌓아놓을 곳이 없어 물건을 판 사람이나 살 사람 모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특히 부산항은 외국 주요선사들이 부산항을 기항지에서 뺄 것으로 예상돼 환적화물이 급속히 줄어들어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 이틀안에 부산항 부두기능 상실

부산항은 화물연대의 운송거부 3일만에 화물 반출입량이 평소의 30% 수준에 그치면서 일부 컨테이너 전용부두 장치율(야적장 대비 화물량 비율)이 100%를 넘어서는 등 물류상황이 한계상황을 넘어섰다.

부산해양항만청에 따르면 15일 낮12시까지 컨테이너 부두와 일반 부두를 합친 부산항 전체 화물 반출입량은 1만2,437개(20피트짜리 컨테이너 기준)로 평소 하루 평균 반출입량(3만4,288개)의 36%에 그쳤다.

감만BICT의 장치율이 94.7%, 신감만과 감만 BGCT가 각각 94%와 95.4%로 포화상태를 나타낸 데 이어 북항 7개 컨테이너 전용부두 역시 15일 오전 현재 장치율이 90%에 육박해 장치장이 아니라 창고가 돼 가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항은 14일부터 감만BICT 장치율이 101.%에 달해 컨테이너 하역 및 반입이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하자 해양수산연수원 주차장 부지와 동삼동 매립지 등 1단계 임시장치장(5만1,150㎡)을 설치했다.

감만BICT측은 고육지책으로 선사측과 협의해 컨테이너를 실은 배가 들어올 경우 장치율이 낮은 부산신항에 화물을 내리고 출항할 때는 북항으로 이동, 컨테이너를 싣고 나가도록 하고 있다. 부산항 관계자는 “이틀 안에 부산항 전체가 화물을 내리지도 싣지도 못함으로써 부두 기능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부산항의 신인도가 곤두박질 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남 마산항과 부산 북항의 배후로 화물의 통관고 보관, 내륙운송을 담당하는 양산 ICD(내륙 컨테이너 기지), 일선 산업현장 곳곳에서 물류수송이 차질을 빚고 있다. 무역협회 경남지부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입의 10%가량을 차지하는 경남지역에서만 하루 평균 128억원의 피해가 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평택항 동부두 컨테이너터미널은 물동량이 적은 주말인데다 파업이 7일째 이어지면서 컨테이너의 반출입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인천항의 경우 처리 물류량은 평소 주말대비 17% 수준에 머물렀다. 이날 낮12시 현재 인천항 컨테이너 장치율은 지난 12일 67.7%에서 75.1%까지 올라갔다.

● 울산 등서 조업포기 잇따라

기업들은 공장에 재고물량이 쌓이면서 조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석고보드 제조업체인 라파즈코리아석고 울산공장은 화물연대 소속의 화물차량이 운행을 거부해 11일부터 사실상 석고보드 생산품을 제때 운송하지 못하다 14일 오전 8시부터 생산라인 가동을 멈췄다. 현대ㆍ기아차는 하루 평균 수출물량이 900~1,000대 수준인데 이 가운데 5% 미만만 운송되는 실정이며 화물연대의 운송거부 사태가 지속되면 선적 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ㆍ기아차는 현대모비스 등에서 생산한 AS부품 등 긴급 수출화물에 대해서는 군용트럭 13대를 지원받아 수송에 나서는 등 납기 피해를 최소화하고 대외 신인도를 지키기 위해 힘쓰고 있다. 하루 평균 6만~7만톤 가량의 시멘트를 생산해 평균 1만~3만톤을 전국 각지의 출하기지로 수송하고 있는 강원도의 시멘트 업체는 일부 화물연대 조합원이 운송감시에 나서면서 사실상 마비 상태다. 간부들이 운송 나서기도

화물연대 파업 4일째인 15일 광주ㆍ전남의 주요 물류운송 통로인 광양항과 여수산단, 광주 하남산단 등의 화물운송이 마비됐다. 15일 여수지방해양항만청에 따르면 14일 낮 12시부터 15일 12시까지 광양항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647TEU로 평소 1일 평균 물동량(5,100TEU)의 12%에 그치고 있지만 실제 내륙으로 움직이는 물동량은 10%를 못 미치고 있다.

하루에 컨테이너 250여개를 광양항과 부산항으로 운송하는 삼성광주전자는 일요일 하루를 휴무로 정해 생산라인 가동을 중지했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본사 차량 8대를 지원 받아 과장급 이상 직원 200여명을 투입, 완성차량 800여대를 공장에서 10㎞남짓 떨어진 평동 임시출하장으로 개별 운송을 실시하고 있다.

● 운행방해 노조원 첫 구속

한편, 부산 남부경찰서는 15일 술에 취한 채 운행중인 컨테이너 차량을 가로막고 소주병을 던져 차량을 파손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화물연대 조합원 천모(41)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천 씨는 14일 오전 3시께 부산 남구 감만부두 앞에서 황모(40) 씨가 몰고 가던 컨테이너 차량 앞을 가로 막은 뒤 소주병을 던져 차량을 파손한 혐의다.

창원=이동렬 기자 dylee@hk.co.kr광양=박경우 기자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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