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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터뷰] 취임 2주년 맞는 오세훈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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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터뷰] 취임 2주년 맞는 오세훈 서울시장

입력
2008.06.13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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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이 달 말로 취임 2년을 맞는다. 서울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삶의 질을 깜짝 놀랄 만큼 개선하겠다는 시정목표를 내걸고 출범한 지 정확히 임기 절반이 지났다. 그의 구상들이 이제 점차 드러나면서 객관적으로 평가 받고 후반기 목표를 설정해야 할 시점이다.

오 시장은 “2년간 신인사시스템 등 창의시정을 통해 공무원들의 의식과 자세가 획기적으로 바뀌었고, 그 결과는 시정 전반에서 서서히 나타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가 취임초 야심차게 내놓았던 주요 프로젝트와 정책부터 혼잡통행료 추진 등 최근 논란이 됐던 현안에 대한 그의 입장과 함께 향후 계획을 들어보았다. 인터뷰는 10일 오전 서울시청 서소문 별관 시장 집무실에서 1시간동안 이뤄졌다.

-지난 2년의 소회와 더불어 스스로 중간 평가를 해보신다면.

“이제 겨우 틀을 잡아 놓은 수준이다. 인사시스템을 바꾸고 조직의 분위기를 일신해놓은 게 평가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청계천 복원처럼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 초조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곤 하는데 전혀 초조하지 않습니다. 조직의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오 시장은 인터뷰 후반부에도 눈에 보이는 업적만을 내세워 홍보발판으로 삼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신인사시스템 외에 가장 꼽을 만한 성과는 무엇이고,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

“성과만을 강조하는데 저는 원래 그런 것들에 연연해 하지 않습니다. 10년후, 20년후 서울의 뼈대를 만들어가는 작업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대기환경 개선, 자전거 도로 확충 등도 현실적인 한계 때문에 지지부진한 측면도 있지만 꾸준히 하고 있고 성과가 나올 거로 믿습니다.

-서울의 브랜드 가치는 얼마나 올라갔고, 앞으로 언제쯤이나 피부로 느낄 수 있나요.

“7월 IT관련 대규모 국제회의를 비롯해 내년 5월 세계 80개 도시 시장 등이 참여해 기후변화에 대해 논의하는 ‘C40 정상회의’ 등을 준비 중이며 10월 열리는 서울디자인올림피아드 등이 서울의 브랜드를 높이는 작업입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다 바꿔야 하는 작업인 만큼 물론 10년 이상 꾸준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DDP) 조성이나 세운상가 재개발 등을 추진하는데 반발도 많고 요구도 많습니다. 수 많은 이해관계를 어떻게 풀어갈 계획인가요.

“동대문 상권을 부활시키기 위해 고민하다 나온 해법이 DDP 사업입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꼭 한번 찾을 수 있는 명소로 만들어 상권을 만들어 활성화하겠습니다. 세운상가도 이르면 올해 종로부터 청계천까지 절반 정도는 허물 계획입니다. 개발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은 녹지공원을 만들어 시민에게 다시 돌려주는 사업입니다.”

-한강 노들섬 문화콤플렉스 사업이 설계자와의 의견 차이로 지지부진합니다.

“당초 공모할 때 설계비로 130억원을 책정했는데 설계자인 장누벨이 갑자기 300억원이 넘는 액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시로서는 설계비를 더 줄 수 없다는 입장이고 이를 정확히 전달했습니다.

다음달까지 의견을 달라고 했습니다. 다음달까지도 작가가 의견을 굽히지 않으면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 안에는 설계안을 확정하고 내년 예산에는 반영할 예정입니다.”

-난지 골프장의 공원화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와있습니다. 주변에 100만평 정도가 공원인데 이미 거액을 들여 조성한 골프장을 공원으로 바꿀 필요가 있냐는 지적이 있는데요.

“하루 종일 토론해도 끝나지 않을 사안입니다. 많은 시민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정말 괜찮은 공간으로 만들 겁니다. 이미 공원화로 방침을 정했고 협상도 마무리 단계에 와있어 재론의 여지는 없습니다.”

-총선을 전후해 뉴타운 추가지정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습니다. 총선 전에는 뉴타운을 추진한다는 것에 방점이, 그 뒤로는 하지 않겠다는 쪽에 방점이 찍힌 건 아닌가요.

“정말 100% 오해입니다. 제 발언은 초지일관 똑 같았습니다. 오해의 시작은 언론의 제목달기에서 비롯됐습니다. 한 신문은 ‘절대 안 한다’, 다른 신문은 ‘10개를 한다’고 기사를 썼습니다. 언론사가 방점을 마음대로 찍었지, 저는 입장이 바뀐 적이 없습니다.”

(뉴타운 추가지정에 대해서는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지만 오 시장의 대답은 그야말로 초지일관했다. 뉴타운 추가지정은 없다는 것이다. 총선전에 한나라당을 심정적으로 도와주고 싶지 않았냐는 질문까지 던졌으나 2년간 가까이서 지켜보고도 인간 오세훈을 모르냐며 ‘결백’을 강조했다.)

-서울의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뉴타운 사업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는 것 같은데요. 오 시장이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부동산 가격 안정과 기존 뉴타운 사업 가시화의 기준은 무엇인가.

“다시 한번 정확히 말하지만 2가지 전제조건이 해결되지 않는 한 절대로 추진할 생각이 없습니다. 기존 뉴타운사업 가시화의 시기는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에 대한 논란이 정리되고 이를 치유할 수 있는 해법이 나타나는 단계를 의미합니다.”

-도심 대형건물에 혼잡통행료를 부과하려다 보류했습니다. 언제쯤이나 다시 시행하실 생각입니까.

“서울에는 자동차 한대로 생업을 이어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혼잡통행료를 부과하면 이들에게 큰 피해가 가게 됩니다. 따라서 최근에 대형건축물에만 제한적으로 실시하려고 했는데 돌아온 반응이 썩 호의적이지 않았습니다.

사전 공감대 형성이 부족했던 것 같아 현재 여론수렴을 하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러니 당초 의미의 혼잡통행료부과는 환승센터가 만들어지고 대중교통이 구석구석까지 갈 수 있을 정도로 시설이 완비되는 5년 뒤에나 가능하지 않을까요.”

-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마디로 (정부에 대한)신뢰감이 부족한 데서 생긴 것으로 봅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시중에 팔리는 쇠고기의 원산지 표시를 제대로 하는지 철저히 단속하는 게 지방자치단체장의 역할이고 책임이라고 봅니다.”

■ 약력

▲1961년 서울 출생 ▲1983년 고려대 법대 졸업 ▲1984년 사법시험 합격

▲1999년 고려대 법학박사 ▲2000~2004년 16대 국회의원 ▲2006년 서울시장 당선

■ 인터뷰 後/ 뉴타운·美 쇠고기엔 원칙적 답변만…

세상이 너무 시끄러워서일까. 평소 토론을 피하지 않는 오세훈 시장은 인터뷰 내내 모든 질문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총선 전후 논란이 됐던 뉴타운 추가지정을 비롯, 미국 쇠고기 수입문제 등에 대해서는 원칙적인 답변만 했다.

미국 쇠고기 수입과 촛불집회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안전한 먹을 거리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단체장으로서 정부에 제안하고 싶은 말이나 시민들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구체적인 조치를 물었으나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할 뿐이었다. 아쉬운 대목들이었다.

반면, 언론이 가시적인 부분(하드웨어)에만 집착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소프트웨어)을 외면한다는 지적은 뜨끔했다. 개발지상주의, 외형중시가 오늘날 사회 문제를 키운 게 아니냐는 말에는 공감이 갔다.

외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뚜벅뚜벅 가서 5년 뒤나 10년 뒤에 평가 받는 쪽을 택하겠다는 말도 인상적이었다. 오 시장이 남은 임기 2년동안 얼마나 서울시의 소프트웨어와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대담=사회부 최진환 전국팀장 choi@hk.co.kr정리=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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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개 자치區 공보담당 설문 "吳시장, 문화관광벨트 조성 가장 잘했다"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공무원들의 평가는 ‘잘했다’는 것으로 요약됐다. 설문은 서울시에 대해 누구보다 적극적이고 광범하게 시정 정보를 수집, 해석하고 있는 25개 자치구 공보담당자 50명을 대상으로 10일 실시됐다.

2년 시정을 평가를 묻는 설문에서는 이들은 ‘매우 잘했다’와 ‘잘했다’에 각각 12, 28명이 답해 80%(40명)가 ‘잘했다’고 평가했다. 나머지 10명도 ‘보통이다’고 답해 ‘못했다’고 평가한 사람은 없었다.

민선 4기의 5대 핵심 프로젝트와 15대 중점 사업 중 이들이 ‘가장 잘 하고 있다’고 평가한 사업은 ‘서울 역사와 전통복원을 통한 문화관광벨트 조성 사업’(29명ㆍ중복응답)이 차지했고, 다음으로 27명이 선택한 ‘동대문 일대의 세계 디자인ㆍ패션 중심지 조성 사업’을 꼽혔다. 이어 주변에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생활문화 시대 개막’(23명)이 꼽혀 오 시장의 ‘경제문화도시 프로젝트’가 가시화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가장 잘 못하고 있다고 답한 사업은 ‘지식서비스ㆍ창의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로 26명이 답했으며, ‘저출산 시대 보육환경 개선’을 18명이 답해 관련 사업에 관심이 더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들은 앞으로 남은 2년에 대해서도 47명이 ‘잘할 것’으로 답해 남은 시정에 대한 기대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오 시장에 바라는 점을 묻는 주관식 설문에서는 낙후지역과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의 집중 지원 등을 통한 ‘균형발전’ 요구가 6건으로 눈에 띄어 지역 균형발전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이미지 행정 탈피’, ‘시민과 소통하는 시정’, ‘자치구에 대폭적인 권한 이양’, ‘시와 자치구간의 활발한 인사 교류’ 등이 눈에 띄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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