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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중국 잡으려면 '중국 기업'이 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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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중국 잡으려면 '중국 기업'이 돼라

입력
2008.06.13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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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은 10일 중국 베이징(北京)올림픽을 앞두고 성화봉송을 위해 윈난(云南)성 리장(麗江)으로 날아갔다. 삼성그룹의 경영체제가 급박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그룹 사장단 회의도 거른 채 중국 오지를 찾아 성화봉송 주자로 1Km를 달렸다. 이 부회장은“삼성전자가 글로벌 톱 브랜드로 자리잡기 위해선 중국시장에서의 성공은 필수”라며 “중국 제1의 내수기업이 되기 위해선 진정으로 중국인들을 감동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장이 된 중국시장의 빠른 변화에 맞춰 우리 기업들의 대 중국 접근 방식도 바뀌고 있다.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이 이제는 13억 인구 구매력을 가진 거대 시장으로 변모했다. 중국에서 브랜드력을 인정 받지 못하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퇴출을 의미한다. 올해 들어 중국이 노동ㆍ환경법을 강화하고, 자국산업 육성에 나서면서 현지 진출 기업들의 경영 패러다임도 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들어 중국에서 LCD TV, 휴대폰, 프린터 등 전 제품을 생산해 왔던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지난달 말 중국 TV 업체인 TCL사와 TV용 LCD 패널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 받기로 하는 등 직접투자를 간접투자로 전환했다. 삼성은 제2의 생산기지를 동남아 거점인 베트남 메콩강 델타지역으로 이전했다. 베트남 하노이 인근 박린성 옌퐁공단에 2015년까지 연산 1억대 수준의 휴대폰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곽승호 중국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생산기지로서 중국은 한계상황에 달해 무게중심을 동남아로 분산하는 추세”라며 “이제 목표는 중국 내수시장 공략으로 이를 위해 상품기획부터 디자인, 연구개발(R&D), 생산ㆍ영업이 모두 중국에서 이뤄지는 ‘현지 완결형 경영’체제 구축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중국시장에 13개 생산법인과 5개 지역영업본부를 운영중인 LG도 신규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내수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 내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를 중단한 LG는 중국사업을 이끌어온 프리미엄급 가전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까진 제품 출시 전 홍콩을 테스트 마켓으로 삼았으나 올해부터는 글로벌 스탠더드 제품을 중국 본토에 동시 출시한다.

중국에서 생존과 성장을 담보할 역량을 갖추는‘차이나 인사이더 (China Insider)’를 기치로 내 건 SK그룹 역시 중국 접근법에 변화가 일고 있다. SK에너지는 최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 중국 최대 에너지기업인 시노펙(SINOPEC)이 추진 중인 에틸렌 생산공장 합작사업을 성사시켰다. SK텔레콤과 SK건설, SK C&C도 지난달말 베이징에 2013년까지 10억 달러 규모의 국제디지털문화산업단지를 조성키로 했다.

그러나 통신시장에선 전략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SK텔레콤이 4년간 1조원을 투자해 공을 들여온 차이나유니콤이 최근 중국정부의 통신시장 재편으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이동전화 사업에서 손을 뗐기 때문. SK텔레콤은 차이나유니콤의 CDMA 사업을 인수한 차이나텔레콤에 대한 추가 투자와 협력 수준 등을 놓고 고민 중이다.

권오용 SK그룹 브랜드실장은 “화학과 통신 등 기초산업분야를 자국기업으로 가겠다는 중국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브랜드 파워와 기술력을 갖췄거나 외자기업으로 인식되지 않을 만큼 진정한 중국기업이 되지 않으면 중국 전략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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