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본거지를 둔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에 따라 한국으로 들어와 8년 이상 국내 하부 조직을 관리해온 중국인 현지 총책 등 13명의 보이스피싱 일당이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2일 중국인 임모(36)씨와 동거녀 안모(28ㆍ귀화 중국인)씨 등 6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임씨의 지시로 노숙자 등 명의로 대포통장을 만든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임씨 등은 3일 오전 10시께 이모(71)씨에게 거짓 전화를 걸어 825만원을 송금받는 등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58명으로부터 7억여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임씨는 중국 현지 두목의 지시로 2000년 입국했으며, 안씨와 살림을 차려 서울 신도림동 30평대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10여명으로 구성된 국내 보이스피싱 조직을 관리했다. 그동안 붙잡힌 보이스피싱 범인들은 모두 단순 현금인출책에 불과했으나, 중국 콜센터와 연락하며 국내에서 범죄를 총괄하던 총책이 검거되기는 처음이다.
중국에 있는 두목 바로 아래 부두목급인 임씨는 한국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국내 조직은 철저히 가족 위주로 운영하고, 서울 곳곳에 은신처를 마련해 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임씨는 보안 유지를 위해 동거녀 안씨의 어머니(46)와 남동생(25)을 끌어 들여 핵심 요직을 맡겼고, 사당동 등에 반지하 월세방을 얻어 수사망을 피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공안 당국과 협력해 중국내 ‘보이스피싱’ 본거지에 대한 수사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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