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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악 앙상블 '디토' 전국투어 앞두고 홍대 앞에서 '오프닝 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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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악 앙상블 '디토' 전국투어 앞두고 홍대 앞에서 '오프닝 나이트'

입력
2008.06.13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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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밴드들의 공연이 열리는 홍대 앞 상상마당 라이브홀. 11일 밤 이곳에서는 모차르트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2중주> , 베토벤 현악 4중주 9번 <라주모프스키> 의 선율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청중들의 열띤 환호성은 록밴드 공연 때와 다르지 않았다.

젊고 재능있는 클래식 연주자들로 구성된 실내악 앙상블 ‘디토’가 전국 투어를 앞두고 가진 ‘오프닝 나이트’ 행사 현장은 20대 여성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지난해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30)을 중심으로 LA필 단원인 바이올리니스트 자니 리(29), 첼리스트 패트릭 지(30) 등이 결성한 이 그룹은 젊은 여성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다. 그리고 인기 피아니스트 임동혁(24)이 가세한 올해, 그 바람은 더 커질 것 같다. 수필가 피천득의 외손자인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재키(23), 중국 베이시스트 다쑨 창(28)도 합류했다.

벽면에 연주자들의 대형 포스터가 걸린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멤버 대다수가 살고 있는 뉴욕에서의 리허설 모습, 임동혁이 장을 보고 요리를 하는 모습 등이 담긴 영상이 상영됐다. 연주자들은 청바지에 편안한 셔츠 차림으로 팬들과 대화를 나눴다. “여자친구가 있냐”는 질문에 스테판 재키가 “I’m single”이라고 답하자 ‘꺅’ 하는 환호성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클래식에 스타 마케팅을 도입한 디토는 멤버 구성부터 마케팅 방식까지 지나치게 상업적이라는 시선도 받는다. 공연장에서는 음반이 아니라 연주자들의 사진이 들어있는 노트와 포스터를 판다. 하지만 가장 재미없다는 실내악으로 9개 도시에서 공연을 할 수 있을 만큼 대중적 호응은 높다. 이들을 통해 클래식을 좋아하게 됐다는 팬들도 많다.

연주자들에게도 실내악 활동은 활력이 된다. 오랜 공백을 깨고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음반(EMI)으로 호평받고 있는 임동혁은 디토 활동을 ‘휴가’에 비유했다. “평소 무대에서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인데 실내악은 그런 스트레스가 전혀 없어요. 음악적인 기대도 크지만 비슷한 또래의 젊은 남자들이 모여 음악으로 교류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아요.”

임동혁은 뉴욕의 아파트에 멤버들을 초대해 아귀찜, 된장찌개 등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자니 리 역시 “원래 6월은 오케스트라 휴가 기간이라 쉬어야 하는데, 디토 활동은 일로 느껴지지 않을 만큼 즐거운 경험”이라고 말했다.

스테판 재키에게는 할아버지에 대해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재키는 피천득의 그 유명한 딸, 서영(보스턴대 물리학과 교수)씨의 아들이다. 유망 연주자에게 주는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상을 수상했고, 지난해 뉴욕 필과 협연했다.

“어린 시절 여름마다 한국에 와서 할아버지와 그림을 보고 음악을 들으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할아버지는 카라얀과 번스타인의 팬이셨고,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무터를 소개해주셨죠. 제 음악세계 형성에 큰 영향을 주셨습니다.”

이번 공연의 메인 프로그램은 슈베르트 피아노 5중주 <송어> . 슈베르트가 22세에 친구들을 위해 작곡한 이 곡은 가볍고 경쾌하며 생기가 넘친다. 젊은 시절의 다니엘 바렌보임(피아노), 이자크 펄만(바이올린), 핀커스 주커만(비올라), 자클린 뒤프레(첼로), 주빈 메타(더블베이스)가 함께 연주한 실황도 유명하다.

오닐은 “클래식을 어렵게 생각하는 대중과의 간격을 좁히는 동시에 수준높은 애호가들의 귀도 만족시킬 수 있도록 레퍼토리를 정했다”고 말했다. 15일 대전을 시작으로 다음달 2일까지 대구, 울산, 부산 등을 돈다. 서울 공연은 28일 오후 2시30분, 8시 예술의전당. 1577-5266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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