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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시위' 13·15일이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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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시위' 13·15일이 고비

입력
2008.06.12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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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일 처음 켜진 시청 앞 서울광장의 촛불이 6월은 물론이고 7월에도 꺼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10일 “지금 추세라면 쇠고기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촛불집회는 6월 내내 계속되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는 7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진보진영을 중심으로 촛불집회에 참가하는 단체가 연일 늘어나면서 집회가 살아있는 생물처럼 매일 진화하고 있다는게 경찰 판단이다.

실제로 지난달 2일과 한달이 지난 10일 전국에서 벌어진 촛불집회를 비교하면 주도세력과 집회의 이슈는 사뭇 다르다. 지난달 2일 집회는 비록 인터넷에 떠도는 ‘광우병 괴담’에 일부 자극받기는 했어도 10대 청소년 중심의 순수한 모임이었으나, 6월 이후에는 현 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시민단체가 가세하는 양상이다. 참가자들의 구호도 당초 ‘미국 쇠고기 싫어요’ 수준에 머물렀으나, 이제는 ‘공기업 민영화 반대’, ‘교육자율화 반대’, ‘대운하 반대’ 등 이명박 정부가 내세운 주요 정책 전반에 대한 반대로 확산됐다.

경찰은 ‘생활 밀착형 집회’에서 ‘반정부 집회’로 변한 촛불집회가 앞으로 20일간 또다시 진화해 ‘반미집회’의 성격으로 번질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6월말까지 이어진 주요 일정 대부분이 반미적 성격이 크다”고 말했다.

경찰은 특히 13일과 15일을 주목하고 있다. 13일은 6년전 미군 장갑차에 숨진 효순ㆍ미선양의 6주기이며, 15일은 남북공동선언 8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명박 정부가 북한과 갈등 전선을 구축하고 미국과 가까워지는 것에 불만을 품은 진보 단체 입장에서는 이날이 촛불집회를 ‘반미집회’로 전환시키는 호기가 될 수 있다.

시민단체들도 촛불집회의 성격을 바꿔 7월까지 이어가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광우병 국민대책위 관계자는 “정부가 미국과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전면 재협상을 할 때까지 집회는 무기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이달말부터 장마가 시작되더라도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며, 7월 한국을 방문하는 부시 미국 대통령도 촛불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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