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을 매주 한끼 굶기는 교수가 있다. 이웃사랑의 실천을 위해서다.
한남대 도시부동산학과 김태명(60) 교수는 매 학기 자신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자신이 6년째 실천하고 있는 ‘1129’운동을 소개한다. 이는 ‘1주일 1끼 굶어 이(2)웃을 구(9)제한다’는 뜻. 점심 한끼를 금식하는 대신 3,000원~4,000원의 점심 값을 모아서 배고픔을 겪는 국내외 어린이들에게 기부하는 운동이다.
활동이 많은 젊은이들이 점심을 굶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10여명의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오후 5시까지는 물 이외에 어떤 음식도 먹지 않기로 다짐하고 실천했다.
종강을 앞둔 이번 학기에 금식을 통해 모금된 돈은 27만원이다. 큰 돈은 아니지만 자신들의 점심 값으로 모아진 의미있는 이 돈을 학생들은 한국기아대책기구를 통해 중국 쓰촨(四川)성 지진피해와 미얀마 태풍피해지역 주민을 돕는데 보내기로 했다. 배민호(24ㆍ도시부동산학과 3년)씨는 “그냥 성금을 내는 것이 아니라 배고픔을 체험하면서 이웃사랑을 실천할 수 있어 더 기뻤다”며 “나중에 직장에서 이런 금식운동을 전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김 교수는 2003년부터 이 운동을 시작했다. 당시 뜻이 맞는 대학 구성원들과 함께 ‘한남금요금식기도회’ 모임을 만들고 금요일 점심을 금식하면서 대구지하철참사와 터키지진 등의 피해자돕기에 십시일반(十匙一飯) 성금을 보탰다. 이어 그는 학생들에게도 이 운동을 소개해 교내에 확산시켰다.
대전=전성우 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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