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 상황이 한달 전보다 상당히 개선됐다”고 밝혔다. 동시에 인플레 위험을 강조, 앞으로 더 이상의 금리인하는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미국 보스턴에서 보스턴 연방은행이 주최한 경제 컨퍼런스에 참석, “미국 경제가 ‘심각한 경기하강’(substantial downturn) 국면에 들어갈 위험이 지난 1개월간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속되는 주택시장 불황과 높은 에너지 가격이 경기하강 위험을 조장하고 있으나, 연방정부의 세금 환급과 금리인하, 기록적인 수출은 성장을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물가상승 조짐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실업률(5월 5.5%)은 여전히 환영받지 못할 수준이고 국제 상품가격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플레이션(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3.9%)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내수 둔화로 원자재 비용이 다른 제품 가격이나 노동 비용에 전가되는 것은 아직 제한적”이라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차원에서 장기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금리정책은 중기 인플레이션 전망에 기초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그동안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경기하강을 막는 데 주력해왔던 미국 연방은행들이, 최근 고유가 등으로 물가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긴축정책으로 선회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FRB는 지난해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침체 및 신용경색 방지에 적극 나서왔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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