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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산하기관장 추천제' 공모제 못지않은 인선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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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산하기관장 추천제' 공모제 못지않은 인선 잡음

입력
2008.06.12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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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가 코드인사의 자리 마련책으로 변질된 산하단체장 공모제의 폐단을 일신하겠다며 도입한 산하기관장 추천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문화부는 10일 예술의전당 사장에 김민 전 서울대 음대교수를 내정한 방침을 철회하고 원점에서 추진절차를 다시 밝겠다고 밝혔다.

문화부는 김 전 교수에 대한 연극ㆍ뮤지컬 관계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당면 과제가 많은 예술의전당 사장의 공석기간이 길다”며 임명강행 방침을 고수해오다 이날 “예술의전당 사장 선정과정에서 추천제의 취지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내부 판단에 따라 재추천을 통해 인선하기로 했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 같은 해프닝은 추천위원회 구성에서부터 예견돼 왔다. 지난달 19일 6명으로 구성된 예술의 전당 사장추천위원회는 김 전 교수,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 한용외 삼성사회봉사단 사장, 안호상 서울문화재단 대표 등 4명을 사장후보로 선정했다. 한 사장, 안 대표 등이 그 자리에서 고사하기는 했지만 이 두 명이 추천위원이었다는 점에서 구설수에 오를만 했다.

이어 어 총장이 고사의 뜻을 밝히면서 지난해 예술의전당 이사장 공모에서 3위로 탈락했던 김 전 교수가 단수후보로 천거되는 황당한 결과로 이어졌다. 문화부가 즉시 추천위원회를 재구성하는 대신, 김 전 교수의 내정을 강행하려 하면서 스스로 “능력있는 사람을 자리에 앉히겠다”는 추천제의 도입원칙을 어긴 것이다.

추천위원회를 과연 예술계 전반의 뜻을 반영하는 인사로 구성했는가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추천위원중 이세웅 예술의전당 이사장을 비롯 3명이 현재 예술의전당 이사이며 어 전 총장도 예술의전당 이사 출신이다.

9일 문화부에 항의성명을 냈던 윤호진 한국뮤지컬 협회 이사장은 “추천위라는 게 누군지 모르겠다. 우리 같은 공연 단체장들에게 전혀 감지가 안됐다”며 “공연계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못해 이런 결과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화부는 추천제를 처음 도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해프닝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잡음을 없애기 위해서는 납득할만한 ‘절차의 형식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 예술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추천위에 참가했던 한 추천위원은 “추천위원들이 일단 추천하면, 어떤 방식으로 거를 것인가에 대한 합의 없이 무작정 후보자로 결정하는 운영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후보자로 결정하기 위해서는 추천위원 과반수의 동의를 얻고, 왜 이 사람을 추천한다는 이유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의 과정을 명문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예술의전당은 예술인의 것만이 아니라 시민의 것이기도 하므로 추천위원에 시민대표를 넣는 등 추천위원 풀(pool)의 균형을 맞출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문화부 관계자는 “예술계 전반의 의견을 수렴해 추천위 운영방침 명문화 등을 검토해 보겠다”며 “일단 새롭게 구성될 예술의전당 사장추천위원회가 김 전 교수를 다시 추천할지 등 전반적 사항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문화부는 국립오페라단장 내정자인 이영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국립합창단장 내정자인 나영수 한양대 명예교수에 대해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예정대로 인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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