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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쉿, 네 마녀가 드디어 오늘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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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쉿, 네 마녀가 드디어 오늘 온다

입력
2008.06.12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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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국내 증시는 사상 첫 ‘쿼드러플 위칭 데이’(네 마녀의 날)를 맞이한다.

이전까지 일년 중 3, 6, 9, 12월 둘째 주 목요일은 ▦주가지수 선물 ▦주가지수 옵션 ▦개별주식 옵션이 동시에 만기를 맞는 ‘세 마녀의 날’(트리플 위칭 데이)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개별주식 선물이 상장되면서 4대 파생상품(주가지수 선물ㆍ옵션, 개별주식 선물ㆍ옵션)이 모두 만기를 맞는 ‘네 마녀의 날’로 바뀐 것. 그렇지 않아도 치솟는 국제유가, 물가상승, 수급악화 등으로 국내 증시가 몸살을 앓는 가운데, 네 마녀가 어떤 심술을 부릴 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

도대체 왜 네 마녀가 찾는 날이면 증시가 잔뜩 긴장하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파생상품과 현물 사이의 가격차이에서 이득을 얻는 기관들의 ‘매수 차익거래’가 이날 청산되면서, 한꺼번에 많은 매물이 현물시장에 쏟아져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선물(파생)가격이 비싸고 현물가격이 싸면 기관들은 선물을 팔고 현물을 사는 ‘매수’ 차익거래를 하게 된다. ‘매도 차익거래’는 이와 정반대의 경우다. 이는 매일 시장에서 ‘프로그램 매매’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만기일 이전, 증시(현물시장)에서 주식을 사들이는 이런 매수 차익거래는 주가를 띄우는 효과를 낸다.

그러나 만기일이 닥치면 차익거래로 보유한 선물과 현물을 모두 청산해야 하기 때문에 그간 사들였던 주식이 한꺼번에 증시로 쏟아져 나올 수 있다. 통상 하루평균 거래대금의 10% 정도가 프로그램 매매로 거래된다면, 만기일에는 그 비율이 30%까지 올라간다. 이처럼 주식공급이 갑자기 폭주하게 되면 주가는 기업실적이나 경제여건과 전혀 관계없이 밑으로 곤두박질 치게 된다.

그러므로 네 마녀가 찾아오기 직전 투자자들은 매수 차익거래로 쌓인 주식물량(매수 차익거래 잔고)이 얼마나 되는지 주의 깊게 살핀다. 매수 차익거래잔고가 많을수록 만기일에 매물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10일 기준 국내 매수 차익거래잔고는 약 5조9,000억원. 지난달 19일 7조4,116억원까지 쌓였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줄었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물량이다. 하지만 이것이 모두 매물로 쏟아지는 것은 아니다. 상당 부분은 9월물로 만기가 연장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번 첫 ‘네 마녀의 날’은 어떤 모습일까?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만큼은 마녀들의 심술을 그리 걱정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원은 “네 마녀의 날을 앞둔 10일 기관들이 비싼 현물을 내다 팔아야 하는 백워데이션(현물가격>선물가격) 상황이었음에도, 시장에 나온 물량이 3,000억원 정도밖에 안됐다”며 “만기일에 나올 물량은 많아야 2,000억원 정도로 시장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연구원 역시 “프로그램 매물소화는 지난 주에 상당부분 진행됐고, 개별주식 선물ㆍ옵션 역시 개장 초기라 만기부담이 크지 않다”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오히려 주가반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들의 예상대로 국내 증시에 마녀들의 심술이 아닌 마법이 일어날지 지켜볼 일이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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