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자발적이고도 평화로운 의사 표현 수단이었던 촛불집회가 ‘72시간 릴레이 집회’를 기점으로 폭력적 양상이 나타나면서 ‘과열 집회’를 이끄는 세력이 있는 지에 경찰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진희 서울경찰청장은 9일 기자 간담회에서 “새벽 1시만 되면 집회를 꼭 폭력시위로 이끄는 사람들이 등장한다”며 “체포하려면 뒤로 빠지고, 물대포를 쏘려고 하면 흰색 우의를 챙겨 입는 등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 청장은 “매일 같은 사람들이 폭력 시위에 앞장서는 지는 알 수 없으나, 규모는 항상 1,000명 정도로 일정하다”고 말했다.
딱 꼬집어 말하진 않았지만 폭력 시위를 이끄는 조직이 있는 것 같다는 뉘앙스다. 이에 따라 경찰은 채증 작업 등을 강화해 폭력 시위 주동자 검거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신원 파악에 애를 먹고 있다.
그러나 경찰의 분석과 달리 폭력 시위 가담자들은 일단 어떤 조직에 소속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시민사회단체 측의 분석이다.
촛불집회에 참석했던 대표적 진보논객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시민들이 과격시위를 벌이는 사람을 제보해오고 있지만, 파이프를 흔드는 사람은 좀체 자제가 안된다”고 말했다.
실제 폭력 시위에 가담한 혐의로 10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모(44) 윤모(51)씨 등은 노숙자나 영세 자영업자로 ‘조직’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사람들이다.
이와 관련, 인터넷에서는 “경찰이 폭력 시위를 유도하기 위해 프락치를 심었다”는 주장까지 나왔으나 경찰은 “터무니 없는 유언비어”라며 유포자 색출에 나섰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윤재웅기자 ju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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