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하면 엔진이 멈추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자동으로 시동이 걸리네요. 확실히 연료는 덜 들겠어요.” “시동이 꺼졌는데 어떻게 찬 에어컨 바람이 나오죠?”
9일 서울 정릉을 출발해 동대문구청까지 운행하는 간선버스(110번)를 탄 승객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기존 버스와 달리 소음이 거의 없는데다 정거장에 멈출 때마다 시동이 자동으로 꺼졌다 켜지길 반복했기 때문.
이들이 ‘운 좋게’ 탄 버스는 서울시가 현대자동차와 맺은 ‘차세대 친환경버스 기술개발 및 보급협력’에 따라 이날 시범운행을 시작한 천연가스(CNG)-하이브리드 버스. 경유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버스는 미국과 유럽 등 일부 선진국에서 운행된 예가 있지만, CNG-하이브리드 버스는 세계 최초다.
여느 버스와 다를 바 없는 모양에 비슷한 승차감이지만, 이 버스의 특징은 연비가 좋다는 것. 정차를 위해 브레이크 페달에 발이 올라가는 순간 발전기가 가동돼 버스의 운동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축적된다. 특히 버스정거장 정차 때마다 엔진이 멈춰 연료소모와 대기 오염을 최소화 한다. 하지만 에어컨 등 차내 각종 장치는 감속 때 모은 전기를 이용해 그대로 작동된다.
서울시는 이 버스 1대당 연간 500만~800만원의 연료비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는 이날 2대의 버스를 공급 받았으며 이달 말까지 총 14대를 배치하는 등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서울시는 올해까지 시범 운행을 마치고 2009년 안에 이 같은 세미하이브리드 차량 1,200대를 보급하는 한편, 5년 이내에 현대자동차, 대우버스 등과 공동으로 배출가스가 전혀 없는 전기버스를 개발,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 세미하이브리드 버스, 풀하이브라이드 버스를 거쳐 전기배터리 버스가 5년 후 도입되면 서울시가 고유가와 온실가스 문제를 모두 해결하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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