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출신 사업가 주병진(49)씨가 창업 17년만에 의류업에서 손을 뗐다.
속옷업체 ㈜좋은사람들은 9일 최대주주이자 대표인 주씨가 보유주식 전량(348만5,916주, 30.05%)과 경영권을 이스트스타어패럴에게 장외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매각대금은 270억원이다.
경영권을 인수한 이스트스타어패럴(대표 홍영기)은 지난달 30일 설립된 의류제조 및 판매업체. 홍영기 대표는 ㈜삼성테스코 패션매입 총괄MD 출신이며 7월 23일께 주총을 열어 새로운 경영진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씨의 경영권 매각 결심은 지난주 초 임직원들에게 공지됐으나 최종 계약은 5일 밤 늦게 결정됐다. 이 회사 마케팅실 이광표 과장은 “당시 직원들에게 회사 운영 체제는 변함없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인수업체가 워낙 신규법인이라 직원들의 동요가 크다”고 밝혔다.
주씨는 백물(흰색 속옷) 일색이었던 국내 속옷시장에 ‘패션내의’의 개념을 처음 도입했다. 인기 개그맨 출신으로 1991년 ‘보디가드’를 선보이며 사업가로 변신, 93년 ㈜좋은사람들을 세웠고 이후 ‘제임스딘’ ‘섹시쿠키’ ‘예스’ 등으로 브랜드를 확장했다. 라스베이거스 란제리 쇼에 정기적으로 참가했고, 지난해엔 개성공단에 공장을 세우고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등 공격적으로 사업을 펼쳐왔다.
주씨의 갑작스러운 경영권 매각 배경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2000년 강간미수 사건에 휘말리면서 무죄확정 판결을 받기까지 5년여간 곤욕을 치른 데다 2006년 슈퍼모델 지젤 번천을 전속모델로 기용하며 내놓은 청바지 브랜드 ‘터그 진’이 매출 부진으로 한 시즌만에 간판을 내리자 사업의지가 크게 꺾였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청바지 등 외의류에 대한 집념이 강해 이번 매각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외의류 사업에 본격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좋은사람들은 지난해 전년대비 2.5% 증가한 1,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34% 급락한 51억여원에 그쳤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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